변기에 피 흥건, 결국 수혈까지…'빈혈' 호소 20대女, 말 못할 '뒤 고민'

박정렬 기자 2023. 10. 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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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김모씨는 평소 피로하고 종종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 빈혈 증상이 있었다.

김 교수는 "치질이 오래간다고 암이 되진 않지만 항문 출혈이 오래, 너무 많이 발생하거나 극심한 통증과 고름 등이 동반되면 꼭 암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 20~40대는 국가 암 검진 대상자가 아니라서 실제 직장암인데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젊다고 건강을 자신하지 말고 배변 습관 변화나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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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27세 김모씨는 평소 피로하고 종종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 빈혈 증상이 있었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난 뒤 변기에 피가 너무 많이 비춰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는데, 혈액 검사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5g/㎗(정상은 12.5~15.5g/㎗)로 측정돼 수혈까지 받아야 했다. 정밀 검사 결과, 김씨의 빈혈 원인은 다름 아닌 치질(치핵)이었다.

원래 치질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지만 20대만큼은 예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 연령대에서 20대와 80대만이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를 앞선다. 강동성심병원 외과 김민정 교수는 "젊은 여성에서 치질이 흔한 건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습관,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변비, 커피나 녹차 등 카페인 음료 섭취로 인한 탈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며 "가임기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에 따라 변비나 설사 증상이 심해지기도 하고, 임신 중 복압이 상승해 치질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여성에게 흔한 치질의 종류는 '치핵'이다. 항문관 안에는 배변 활동을 돕고 충격을 줄이기 위해 혈관과 결합조직이 모인 '항문 쿠션'이 있는데, 노화나 과도한 압력에 자주 노출되면 자극받으면서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고 통증과 출혈을 일으키는 병이 치핵이다. 심한 경우 배변 시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다시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변이 새는 변실금으로 이어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핵은 초기 배변 완화제와 같은 약물과 좌욕, 배변 습관의 개선 등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진단 시기가 늦어 출혈이 너무 심한 경우 등에는 치핵 절제술, 원형 자동 문합기 수술(PPH)와 같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보통 항문의 바깥쪽에 생긴 외치핵은 보존적 치료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항문 안에 생기는 내치핵은 배변 시 밀어 넣어야 들어갈 정도로 심한 3도 치핵 이상일 때 수술을 고려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질을 예방·관리하려면 우선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충분한 수분, 섬유소 섭취로 장운동을 원활하게 만들고 커피나 차도 멀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치질을 부르는 가장 나쁜 습관 중 하나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볼일을 보는 것"이라며 "변기에 앉아있는 시간은 5분 이내, 길어도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치질에는 좌욕이 도움 되지만 너무 오래 하는 건 금물이다. 되레 항문 주위 피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기름기를 날려 항문소양증이 생길 수 있고, 여성은 질염이나 요로감염 등 2차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1~2분 정도로 짧게 마치는 게 바람직하다. 비데 역시 중간 정도 수압으로 5분 이내로 짧게 사용해야 한다.

김 교수는 "치질이 오래간다고 암이 되진 않지만 항문 출혈이 오래, 너무 많이 발생하거나 극심한 통증과 고름 등이 동반되면 꼭 암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 20~40대는 국가 암 검진 대상자가 아니라서 실제 직장암인데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젊다고 건강을 자신하지 말고 배변 습관 변화나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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