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 TEX 에이스는 디그롬도, 슈어저도 아니다... '4경기 4QS' 가을사나이가 12년 만의 WS 이끈다

양정웅 기자 2023. 10. 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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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네이선 이볼디. /AFPBBNews=뉴스1
네이선 이볼디가 23일(한국시간) 열린 ALCS 6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명의 '사이영상' 특급 에이스를 보유한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그러나 정작 가을야구에서 팀을 멱살잡고 이끄는 투수는 따로 있었다. 바로 네이선 이볼디(33)였다.

텍사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3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6차전에서 9-2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을 3승 3패 동률로 만들었다.

패배 목전에서 기사회생한 텍사스는 이로써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가게 됐다. 만약 텍사스가 월드시리즈(WS)에 진출한다면 팀 역사상 세 번째이자 12년 만에 올라가게 된다. 텍사스는 지난 2010년(샌프란시스코 상대)과 2011년(세인트루이스 상대) 연달아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으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텍사스는 0-1로 뒤지던 2회 초 미치 가버의 솔로포로 스코어를 원점으로 돌렸고, 4회 초에는 요나 하임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3-1로 리드하기 시작했다. 이어 4-2로 앞서던 9회 초에는 코리 시거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과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네이선 이볼디가 23일(한국시간) 열린 ALCS 6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렇듯 타선에서 홈런포 3방이 터지며 맹활약했지만, 텍사스를 승리로 이끈 주인공은 선발 이볼디였다. 그는 이날 6⅓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상대 휴스턴 선발 프람버 발데스도 5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분전했지만, 이볼디의 호투를 이길 수는 없었다.

이볼디는 1회 말 시작과 함께 호세 알투베의 안타와 마이클 브랜틀리의 볼넷으로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1사 후 요던 알바레즈에게 중견수 앞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헌납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후 2회부터 안정을 찾았다. 2회와 4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3회에는 볼넷 2개로 한 차례 더 실점 위기를 자초했으나 거포 호세 아브레유를 유격수 땅볼로 잘 처리하며 고비를 넘겼다.

잘 던지던 이볼디는 6회 한 점을 더 허용했다. 알바레즈와 아브레유의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됐고, 내야땅볼과 마우리시오 듀본의 희생플라이로 3-2 한 점 차로 쫓기게 됐다. 그러나 제레미 페냐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불이 더 번지는 건 막을 수 있었다.

네이선 이볼디가 23일(한국시간) 열린 ALCS 6차전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이볼디는 1아웃을 잡은 후 호세 알투베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텍사스 벤치는 이볼디를 내리고 조시 스보츠를 투입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스보츠는 5구 만에 첫 타자 브랜틀리에게 병살을 유도하며 이볼디의 실점을 막아냈다. 스보츠에 이어 등판한 호세 르클럭과 앤드류 히니가 남은 아웃카운트를 실점 없이 막아내면서 이볼디의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이볼디의 투구에 대해 "그런 일을 수 차례 했던 선수다.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고, 대처능력도 놀랍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네이선 이볼디. /AFPBBNews=뉴스1
이볼디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텍사스 마운드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가을야구 4경기에 등판, 모든 경기에서 선발승을 따내며 26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했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 있고, 탈삼진도 28개를 기록하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탬파베이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6⅔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가볍게 출발한 이볼디는 이어 볼티모어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도 7이닝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이볼티의 호투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어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도 6이닝 9탈삼진 3실점으로 팀의 5-4 승리를 견인했다.

이볼디의 호투 행진은 텍사스 팀 역사를 봐도 보기드문 일이다. MLB.com의 텍사스 담당 기자인 케네디 랜드리는 "이볼디는 지난 2010년 클리프 리만이 기록했던 단일 포스트시즌 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리는 2010년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는데, 특히 챔피언십시리즈까지 3게임에서 2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75라는 뛰어난 스탯을 기록했다.

네이선 이볼디(오른쪽)가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통산 성적을 봐도 이볼디는 '가을사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볼디는 23일 경기까지 데뷔 후 3번의 포스트시즌에서 15경기(10선발)에 등판, 8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 중이다. 2018년 보스턴 시절에는 6경기(2선발)에서 평균자책점 1.61로 호투하며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통산 성적(79승 73패 평균자책점 4.10)과 비교하면 훨씬 좋은 기록이다.

이볼디는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3400만 달러 계약을 통해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적은 연봉은 아니지만, 함께 영입한 제이콥 디그롬(35)에는 여러모로 밀리는 모습이었다. 2018년과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은 텍사스와 보장 5년 1억 8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단숨에 에이스로 등극했다.

제이콥 디그롬. /AFPBBNews=뉴스1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
디그롬이 6경기(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7)만에 토미 존 수술로 이탈했지만, 텍사스는 트레이드 마감기한 베테랑 맥스 슈어저(39) 영입에 성공했다. 슈어저 역시 3번의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에이스 투수다. 하지만 슈어저도 지난 9월 대원근 염좌 진단을 받고 시즌아웃됐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복귀에 성공했지만 컨디션은 좋지 않다.

이렇듯 리그를 대표하는 두 에이스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이볼디는 '가을사나이' 면모에 걸맞게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적어도 2023년 가을에는 디그롬과 슈어저가 전혀 부럽지 않을 것이다.

네이선 이볼디.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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