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무료 식사” 밝힌 맥도날드…아랍권 불매 운동 역풍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이스라엘 군인과 병원에 무료 음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중동 지역에서 맥도날드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21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스라엘 맥도날드 측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보안 인력과 지역 병원에 10만개의 음식을 기부했으며 구조 지원 및 보안 인력에 50%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에 주변 중동 지역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고 불매운동이 확산했다. 이집트의 유명 틱톡커 아마드 나기는 한 영상에서 “우리가 매일 먹고 이집트 전역에 지점을 두고 있는 이 유명한 레스토랑은 오늘부터 우리 근처에 있어선 안 된다. 이것(불매운동)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다”라고 했다. 이는 현재까지 13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지 식당 타프웰라는 맥도날드 직원들을 향해 “우리 형제를 죽이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곳에서 일하는 것을 그만두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우리에게 말하라”고 하기도 했다.
중동의 다른 맥도날드 지부들은 이스라엘 운영사의 결정과 무관하다고 밝히며 거리를 두거나, 팔레스타인과 연대해 가자지구에 음식을 기부하기도 했다.
쿠웨이트 맥도날드를 운영하는 알 마우셔지 케이터링 컴퍼니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사업자가 한 행동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판단이며 국제적인 기업이나 특히 아랍 시장의 다른 라이선스 사업자의 승인이나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만에서 맥도날드를 운영하는 업체 또한 이스라엘 지부의 결정에 대해 “아랍권 운영사들과 전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맥도날드 운영사인 맨푸드는 22일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위해 65만 달러(약 8억8000만 원)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레바논, 튀르키예 등의 지부가 가자 지구에 기부금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맥도날드 본사 측은 “(이스라엘 지부의) 정치 및 자선 활동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현장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동 지역에서의 맥도날드 불매 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베이루트에 위치한 맥도날드는 폭탄 공격을 받아 5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2011년 이집트 카이로 등에서 ‘아랍의 봄’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맥도날드 매장이 공격받았다. 이후 매장은 부상자들을 위한 응급처치소가 되기도 했다. WP는 “미국 대사관이 콘크리트 벽과 경찰의 보호를 받는 것과 달리 맥도날드 및 여타 프랜차이즈는 정치적 동기를 가진 기물 파손 행위의 쉬운 표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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