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전환율’ 역대 최고인데… 오피스텔, 마피 속출에 거래 급감 이유는

오은선 기자 2023. 10. 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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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이 역대 최고 '전월세전환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매매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월세전환율이 오르면 월세 수익률도 올라 수요가 붙지만, 오피스텔 매매 시장이 침체돼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진 이유는 올해 초부터 터지기 시작한 '전세 사기' 여파로 오피스텔 임대 수요자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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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논현동·영등포 당산동, 마피·무피 매물 쏟아져

오피스텔이 역대 최고 ‘전월세전환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매매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거래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피)’가 속출하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전월세전환율이 오르면 월세 수익률도 올라 수요가 붙지만, 오피스텔 매매 시장이 침체돼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시내 오피스텔 밀집지역의 모습. /뉴스1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오피스텔 전월세전환율은 5.86%로 관련 통계 조사 이래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수도권도 5.83%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은 전달과 같은 5.52% 기록했지만 역시 역대 최고 수치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이율이다. 이것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것은 같은 금액의 보증금으로 계산했을 때 월세가 가장 많이 올랐다는 뜻이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진 이유는 올해 초부터 터지기 시작한 ‘전세 사기’ 여파로 오피스텔 임대 수요자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깡통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급증하고 고금리 사태가 지속되면서 오피스텔 임대 수요자들이 전세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 월세로 갈아는 경우가 늘어났다.

집주인 입장에서 전월세전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매달 받는 월세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그만큼 수익률도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해 9월 4.79%에서 꾸준히 올라 올해 9월 4.98%를 기록했다. 서울도 같은 기간 4.29%에서 4.42%로 올랐다.

오피스텔 투자에서는 월세 수익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처럼 전월세전환율이 오르고 수익률이 높아지면 투자 수요도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매매 거래 시장은 완전히 분위기가 다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58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은 1만2300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무피(프리미엄 없는 매물)’와 ‘마피’ 매물도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의 상지카일룸M은 분양가보다 3000~6000만원 낮은 마피 매물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의 신길AK푸르지오는 분양가보다 1억2000만원 낮은 매물이 나왔다. 영등포구 당산동의 더클래스한강은 무피 매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오피스텔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오피스텔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DSR 규제 없이 대출이 가능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서도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주택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신고하면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되고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된다. 여기에 업무시설로 인정된다는 점에서 취득세를 4.6% 추가로 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전문가는 전월세전환율과 오피스텔 수익률 현황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전월세전환율은 연 12% 혹은 기준금리×4.5배 중에 낮은 비율로 정하는데, 이렇게 법적으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보니 전월세전환율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또 DSR 규제로 대출이 어려운 데다 월세 수익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전세 끼고 투자가 쉽지 않다는 점도 인기가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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