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국감만 하면 ‘법카 유용 의혹’ 설전

행안위 이어 국토위 국감서도
국힘, 법카 질의로 야당 압박
김동연 “개인 용도 사용 안돼”
민주 “국감 범위 밖 질의” 반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여야 의원들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이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논란에 대해 질문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 범위를 벗어나는 질의”라면서 반발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경기도의회로 가서 그런 질문을 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법인카드 유용은 혈세 낭비냐”는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개인적으로 쓴다면 그렇다”고 말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질의는 23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 초반부터 불거졌다.

첫 질의자로 나선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김 지사에게 “오랜 공직 경험에 비춰볼 때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공익제보자 조명현씨에 대한 생각은 어떻냐”고 물었다.

김 지사는 “지난주 행안위 국감에서 이 문제가 나와서 언론에 많이 나왔는데 왜곡·호도되고 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감사와 고발은 취임 전인 민선 7기에 이뤄진 것”이라면서 “조씨가 공익제보자로 인정받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여당 의원이 경기도 법카 문제를 거론되자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발끈했다.

이 의원은 “경기도 업무추진비는 국가위임 사무가 아닌 경기도 고유사무다. 국비 지원도 아니다”면서 “국회의원들이 법이 허용하지 않는 것을 질의한다. 법률상 허용된 범위 내에서 감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위원장이)조치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법인카드 질문은 계속됐다.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은 김 지사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법인카드 가지고 명품 로션 사고 값 비싼 탈모샴푸 사는 게 정상적인 공직자가 맞습니까?”라고 물었다. 김 지사가 즉답을 피하자 정 의원은 “맞는 행위입니까 아닙니까 그 이야기만 해주십시오”라고 채근했다.

이에 김 지사는 “또 빌미를 줄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답을 피하자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라” “대선까지 나오셨는데 지사님의 개인적인, 도덕적인 생각을 알고 싶어서 드리는 이야기”라고 거듭 요구했다.

이에 김 지사는 “제가 외국 출장을 갈 때 면세점에서 공적인 일로 (업무추진비를) 정상적으로 쓴 적은 있습니다마는 공직자들이 업무추진비는 목적에 맞게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지사님도 법인카드를 식사하거나 개인용품을 살 때 쓰느냐”고 물었다. 김 지사는 “개인적인 용도로 쓰는 것은 맞지 않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이 잇따라 경기도 법인카드 문제를 지적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제지에 나섰다.

한준호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법인카드 문제를 호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정책과 현안 질의에 집중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소영 의원도 다시 나서 “도지사의 법인카드 사용이나 업무추진비 사용은 법률상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 범위가 아니다”면서 “그런 질의를 하고 싶으면 국회에 계시지 마시고 경기도의회로 가셔서 질의를 하거나, 행안위로라도 가셔서 질의를 하시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의원은 “지난주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정쟁형 현수막 다 철거하겠다, 정쟁형 요소가 있는 당소속 TF 다 정리하겠다, 앞으로 김기현 당대표 입에서 이재명 대표 얘기가 나오는 건 손에 꼽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면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런 얘기하면 뭐 합니까? 국민의힘 국토위원 두 분이 질문하셨는데 도지사 법인카드 얘기만 반복하고 있어요. 이게 정쟁 중단하고 민생 하겠다는 여당의 태도입니까? 위원장님 경고해주시고 제지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