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국민 벤처' 카카오가 어쩌다…
혁신의 아이콘서 불통의 상징으로 낙인
국민정서와 멀어지며 사업 곳곳서 잡음
◆ 위기의 카카오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10시께 금융감독원에 도착해 취재진 포토라인에 섰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경쟁자인 하이브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서였다. 그는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금감원 정문에는 이례적으로 포토라인이 형성됐다. 한때 국내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김 센터장이 '악덕 기업인'으로 낙인찍히는 순간이었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 센터장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김 센터장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국정감사 이후 처음이다. 당시 그는 '카카오 먹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국감장에 불려나와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국민 메신저, 국민주로 불리며 국민에게 사랑받던 카카오가 국민 정서와 멀어지며 추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일궈온 카카오의 급격한 성장은 이제 독이 돼 돌아오고 있다. '스타트업 정신'으로 앞만 향해 달리다 보니 계열사가 144개로 늘어날 만큼 덩치는 커졌지만 사회적 책임을 비롯한 기업문화의 성숙도는 이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이 곳곳에서 잡음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카카오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가 정부에서 받은 제재 건수는 16건에 달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서비스를 하면서 일반 택시를 불리하게 차별 취급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시정명령을 받았고, 에스엠컬처앤콘텐츠는 수신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광고를 내보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10년 전만 해도 단 한 건의 제재도 없던 것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카카오를 외면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연일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을 정도로 추락 속도가 가파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물밑에서만 움직여온 김 센터장의 모습과 카카오 내부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과 관련해 시장 우려가 최고조에 이른 수준"이라면서 "몸집을 불리는 데에만 급급했다는 점에서 김 센터장 책임론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이상덕 기자 /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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