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이란 밀착' 새 변수로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10. 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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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장관, 이란 전격 방문
이란 외무, 하마스 수장 통화
가자지구 공격 대응방안 논의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중동 무장단체를 뒤에서 지원하던 이란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란은 전쟁이 진행되는 내내 하마스와 거리낌 없이 소통하고 이스라엘과 산발적 교전을 벌이는가 하면, 아랍 국가들의 '맏형'처럼 이스라엘과 서방국가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또 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도 긴밀하게 접촉 중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하마스가 낸 성명을 인용해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향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공격과 관련한 최근의 사건, 적들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잔혹한 범죄'를 막을 모든 수단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을 선포한 상황에서 하마스도 이란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모양새다.

가자지구 내 피해가 커질수록 이란은 이스라엘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22일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날레디 판도르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관계협력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에서 반(反)인륜 범죄와 대량 학살을 멈추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에 어떤 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다"며 "중동은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도 이란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2일 '3+3' 형식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테헤란을 방문했다. 3+3 형식 회의는 이란·러시아·튀르키예와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조지아의 외무장관이 모여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사이 평화를 중재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했다. 평화 협상이 회의 주제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전쟁 관련 논의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시작하면 이란이 전쟁에 개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이란이 실제 참전할지는 미지수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구한 이후 내부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서다. 동지중해에 대기 중인 미국 항공모함 전단들을 고려했을 때 전쟁에 나서면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스라엘 정보당국 출신 아비 멜라메드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란이 하마스를 구하기 위해 가자지구 지상전에 헤즈볼라를 내세울지, 지원하지 않고 손을 뗄지를 두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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