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서는 안 될 사건"…정지영 감독·설경구의 책임감, '소년들'(종합)
유준상→진경·허성태·염혜란의 빛나는 연기 하모니…11월 1일 개봉
'소년들'(감독 정지영)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3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이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작품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남영동 1985' '블랙머니' '부러진 화살' 등 여러 작품을 통해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 왔던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지영 감독은 "어쩌면 우리도 세 명의 소년들이 감옥을 간 것에 무의식적으로 동조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더 잘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소년들'은 코로나19로 개봉 시기가 늦춰졌고, 이 가운데 김재원 전북지방경찰청장은 삼례나라슈퍼 재심 결과에 대해 오심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지영 감독은 이를 작품에 담지 않았다. 이에 관해 그는 "사과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에 의문이 들었다"고 뚜렷한 소신을 드러냈다.
극 중 황준철은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우직한 집념으로 강도치사 사건의 재수사에 나서는 인물이다. 정지영 감독은 극적 장치를 위해 삼례나라슈퍼 사건이 아닌 약촌오거리 사건에서 이 캐릭터를 가져왔고, 황준철로 분한 설경구는 "저를 통해서 이 사건을 정확히 보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설경구는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진 베테랑 형사의 모습부터 현실의 벽앞에 무기력해진 모습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16년의 세월을 아우른다. 과거와 현재가 크게 대비되길 바랐다는 그는 "17년 후의 황준철은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있고, 술에 의존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 갭이 있길 바랐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무엇보다 설경구는 이번 작품을 비롯해 영화 '소원' '그놈 목소리' 등 실화를 다룬 영화에 많이 참여해 왔다. 실화가 주는 강렬함에 끌린다는 그는 "현실이 더 잔인할 때가 있다. 더 책임감이 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준상은 촬영하는 내내 '나는 아무렇지 않아'라고 되뇌며 캐릭터로서 명분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그는 "마지막 장면에서 소년들에게 손가락질하고 나간 기억이 남아있다. 이를 찍고 본 모습으로 돌아와서 되게 많이 자책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소년들'은 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극화한 사건 실화극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2000년 재수사 과정과 2016년 재심 과정을 점층적으로 배치하며 사건 실화극이라는 장르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정지영 감독은 이 같은 연출 방식을 한 이유에 관해 "처음에는 연대기 순으로 시나리오를 썼는데, 관객들이 전편과 후편으로 나눠서 다른 호흡으로 영화를 볼 것 같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섞었다"고 설명했다.
진경은 "본의 아니게 시행착오가 있었고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잡으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염혜란은 "설경구 선배님과 첫 호흡이라 너무 떨렸다. 앞으로 20번 정도 만나면 잘하지 않을까"라며 "'흥행 요정'으로 불리고 있는데 '소년들'로 흥행을 이어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허성태는 "악역 아닌 게 처음이었다. '오징어 게임' 덕수와 헷갈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해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정지영 감독은 "배우들의 하모니가 기가 막히다"고, 설경구는 "영화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건들을 또 흘려보낼 수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 다잡아 주시길 바란다. 많은 분이 작품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유준상은 "영화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앞으로 살아가는 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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