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테마 ETF, 방산·반도체만 '방긋'
태양광은 상장뒤 26% 떨어져
수출 늘어난 방산 상승 꾸준
AI메모리 덕에 반도체도 껑충
올해 새롭게 시장에 나온 테마형(섹터형) 상장지수펀드(ETF) 대부분이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손꼽히던 친환경부터 우주항공,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상품까지 큰 폭의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약세장 속에서도 방산과 반도체 ETF는 상장 이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설정돼 1개월 이상 지난 ETF 15종 가운데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ETF는 ARIRANG K방산Fn과 SOL 반도체소부장Fn ETF뿐이다. ARIRANG K방산Fn은 지난 1월 설정된 이후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현재 14.98%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해당 ETF는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화를 비롯한 국내 방산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와중에도 방산 수출 성과가 가시화할 때마다 오름세를 기록해왔다.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군 현대화를 추진하는 베트남 순방길에 오르면서 연초 대비 40% 이상 뛰어오르기도 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무기 교체와 신규 도입 수요는 남아 있는 상황으로, 국내 기업들은 한 단계 성장한 실적에 더해 추가적인 수주까지 기대해볼 수 있어 중장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SOL 반도체소부장Fn ETF는 지난 4월 상장 이후 18.4%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ETF는 한미반도체·이오테크닉스·파크시스템스를 비롯해 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밸류체인 내 주요 기업을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여러 반도체 ETF 가운데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린 이유다. 연중 개미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순자산 역시 2800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친환경 ETF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ARIRANG 태양광&ESS Fn ETF는 지난 6월 상장 이후 -26.29%로 큰 낙폭을 보였다. 순자산총액 역시 57억원에 불과하다. 이 상품은 한화자산운용이 탄소중립 트렌드에 힘입어 야심 차게 선보인 ETF다. 해당 ETF는 LS일렉트릭, 한화, 한화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에 투자한다. 그런데 국내 에너지 정책이 원자력발전 중심으로 재편된 데다 해외에서도 판매가가 하락해 최근 태양광 업황이 지지부진했다.
국내 발전·건설·전력 업체에 투자하는 HANARO CAPEX설비투자iSelect ETF 역시 8.84%의 손실을 냈다. 원자력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 전반에 투자하는 ETF지만 에너지 변동성이 커지며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국가 전략 산업으로 꼽히는 우주항공·로봇 관련 투자 상품도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7월 첫선을 보인 TIGER 스페이스테크iSelect는 7.67% 하락했다. 한국항공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같은 주요 우주항공 기업과 레인보우로보틱스·뉴로메카를 비롯한 로봇 기업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는 ETF다. 미국 스페이스X처럼 국내에서도 민간 주도의 우주 개척 시대가 열린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방산주와 함께 국제정세 긴장감 고조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도 기대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2023년 흑자전환은 우주산업 성장의 변곡점이자 뉴스페이스 테마의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우주 기업이나 국내외 위성통신, 지상 인프라 기업에 투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짚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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