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사랑은 계속된다... 최전선서 결혼식 올린 이스라엘 연인
전쟁 속에서도 이스라엘 남녀의 사랑이 결실을 맺고 있다. 이스라엘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연인이 전선 코앞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휘날리며 결혼식을 올렸다. 하마스와의 전투 중에 부상을 입고 남동생마저 실종된 군인도 슬픔 속에서 약혼녀와의 결혼식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22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5년 전 군사 훈련 학교에 다니던 중 만나 사랑에 빠진 대학생 힐라 엘바즈(25)와 공군 엔지니어 크피르 아소르(25)는 이날 가족과 친구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하마스 공습 이후 이스라엘 북부 전선을 방어하기 위해 이스라엘 방위군(IDF)에 소집됐다.
탱크 연대와 공군 공병대에서 각각 대위로 복무중인 엘바즈와 아소르는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전투 임무 중 특별 휴가를 받았고, 결혼식 장소를 전선 인근으로 변경했다. 이들은 레바논 국경에서 불과 5마일(8km) 떨어진 한 와이너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와이너리 소유주인 알렉스 하로니는 “기지 근처에서 결혼식을 열고 싶어 했던 두 사람에게 장소를 제공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 랍비인 이트직 지너는 “하마스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미래가 위태로워졌다. 지난 며칠간 우리는 보금자리에서 쫓겨났고, 우리의 안전과 보안은 산산조각났다”며 “(예비군) 남녀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집을 떠나 전국 방방곡곡에서 달려와 오늘 이 자리에 섰다. 그들 중에는 우리의 사랑하는 신부이자 신랑인 힐라 엘바즈와 크피르 아소르도 있다”고 했다.
신랑은 구두와 넥타이 대신 운동화를 신었고, 신부는 웨딩드레스 대신 원피스를 입은 채 이스라엘 국기를 휘날렸다. 이스라엘 결혼 전통에 따라 유리잔을 깨뜨렸고, 카키색 군복을 입은 전우들에게 둘러싸여 ‘마잘토브(행복과 행운을 기원하는 유대인 인사말)’를 외쳤다. 결혼식이 끝난 후 신혼부부는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그들은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새벽이 되기 전에 군대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실제 이들이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몇 분 만에 포병 사격이 시작됐다고 한다.
하마스와 싸우다 부상을 입고 동생마저 실종된 요나탄 츠비(24) 역시 지난 17일 신부 갈리아 란다우(24)와 결혼식을 거행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낙하산 부대 소속 병사인 요나탄은 전쟁이 발발하면서 가자 국경에서 약 2마일(3.2km) 떨어진 나할 오즈의 군 기지로 파견됐다. 하마스 대원들은 보안 울타리를 뚫고 군 기지를 점거했고, 당시 전차장인 요나탄의 형제 다니엘 츠비(22)는 실종됐다. 요나탄은 90분간 치열한 총격전을 벌였고 다리에 총을 맞았다. 다행히 총알은 동맥과 뼈를 빗나갔다.
다니엘의 실종에도 가족들은 결혼식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객 수를 줄였고, 결혼식장은 대형 방공호가 있는 학교로 택했다. 다니엘의 부재로 축제에는 슬픔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도 했다. 요나탄의 아버지는 “슬픔이 함께했지만 우리는 고통 속에서도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며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우리는 인내해야 하고, 모든 일은 하느님의 계획의 일부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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