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EV9, 미국서 흥행몰이 도전

대형 SUV 본고장 美서 승부수
국내 판매 부진 만회할지 주목

기아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사진)'이 미국 시장에서 공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을 실시하고 있다.

기아 텔루라이드,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에 이어 EV9도 대형차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 안착할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16일부터 미국에서 현지 딜러사를 통해 개별 고객에게 EV9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기아는 이르면 오는 11월 말부터 현지 소비자에게 EV9을 인도할 예정이다.

미국 내 EV9 판매가격은 세금·수수료 등을 제외한 제조업체권장소비자가격(MSRP)을 기준으로 5만4900달러(약 7430만원)부터 시작한다. EV9은 대형 전기차인데도 동급 내연기관차인 쉐보레 타호(5만4200달러), 포드 익스페디션(5만5525달러) 등과 유사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기아의 준대형 SUV 내연기관 모델인 텔루라이드는 2019년 북미 시장에 출시된 이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텔루라이드는 올해 1~9월 8만3981대가 팔리며 미국 내 준대형 SUV 모델 중 판매량 4위를 차지했다.

혼다가 미국 시장을 겨냥해 2002년 출시한 전략 모델 '파일럿'은 같은 기간 8만2397대 판매되며 텔루라이드에 밀렸다. 텔루라이드는 출시 4년여 만에 21년 역사를 지닌 파일럿의 판매 기록을 제쳤다.

텔루라이드와 같은 해에 미국에 출시된 팰리세이드도 올해 1~9월 5만8857대가 팔리면서 준대형 SUV '톱7'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팰리세이드는 한국에서 총 3만3045대 판매됐는데, 미국에선 이보다 78% 많이 팔렸다.

기아가 최근 공개한 차종별 판매 실적에 따르면 EV9은 올해 8월 수출용으로 2254대 출고된 데 이어 9월에는 총 4852대가 출고됐다. 지난달 EV9 국내 판매대수가 1163대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수출용으로 출고된 물량은 국내 판매량의 4.2배에 이른다.

[문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