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부채지옥 허덕"…'역대 최대' 가계부채 질타 [국감초점]

한국은행 국감…야 "금리유지, 정치적 배경 있나"
여 "문 정부 집값 조작 의혹 수치, 재검증 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김유승 손승환 기자 = 23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계부채와 한국은행의 독립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금리를 유지하도록 한국은행에 강한 요구를 하고 있지 않나, 정치적인 배경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자율을 결정할 때 금융통화위원들이 정부의 영향을 받아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는데 올해 약 38조원의 가계부채가 또 늘어났다"며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부동산 시장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는데 한국은행은 어떻게 그렇게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춰 적극적인 물가 안정 의지가 아쉽다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는 "분명히 그런 시각도 있다. 물가만 중심으로 볼 것이냐, 금융 안정도 같이 볼 것이냐 등의 기준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제가 나중에 물가를 못 잡으면 그런 비난을 더 받을 것"이라고 했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대기업 부자 감세와 긴축재정을 강조하면서 일반 국민에게는 가계대출을 부추기는 정치를 펴고 있다"며 "국민들이 부채 지옥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통화 금융정책을 책임진다면서 도대체 뭘 하고 있나. 정부 눈치 보고 정부가 원하는 대로 조력이나 하면서 절대다수 국민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금리나 정부의 정책 공조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 미만, 90% 가깝게 가도록 하는 것이 제 임기 내 책임"이라면서 "지금 당장 너무 빨리 조절하려다 보면 경기가 너무 나빠지기 때문에 천천히 하겠다"고 답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받는 수치를 한국은행이 활용한 점을 강조하며 야권에 공세를 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은행 지역보고서가 500여개 한국부동산원의 조작 통계를 이용해 통계를 냈다"며 "오염된 통계이기 때문에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맞는지 검토해 보라"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부동산원의 데이터만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했을 때 오염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가 있는 부분은 다시 검증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 총재는 "저희는 국가 통계를 만드는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사용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냥 사용했다"며 "감사를 통해서 이상이 있다고 하면 아마 저희 결론들이 바뀔 것 같다"고 답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