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늘었지만 '부익부 빈익빈'

박준형 기자(pioneer@mk.co.kr) 2023. 10. 2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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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178억 … 전년비 86%↑
투자건수는 줄어 '쏠림' 심화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전년 동기 대비 투자금 변동률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투자 건수로는 오히려 감소해 불황기에 '똘똘한' 스타트업에만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스타트업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자체 조사한 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금액은 총 7178억원으로, 작년 9월(3861억원)보다 85.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월별로 작년 대비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금액이 증가한 것은 9월이 처음이다.

올해 월별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 감소율은 지난 1월(-84.3%)에 가장 컸다. 또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전후해 금융시장 경색과 벤처 투자 불안감이 커진 4월(-77.4%), 6월(-76.3%), 2월(-75.2%)에도 70%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기업별 유치 금액을 보면 토스뱅크가 285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스토리프로토콜(712억원) 피스피스스튜디오(500억원) 이그니스(348억원) 스카이랩스(270억원) 뽀득(180억원) 닷밀(158억원) 세이지리서치(155억원) 파인원(150억원) 등 순이었다.

하지만 투자 업계에서는 지난달에도 투자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상황을 지적하며 불황기에 투자사들이 돈이 되는 '똘똘한' 기업에만 투자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105건으로, 전년 동월(123건) 대비 18건 줄었다. 국내 한 벤처캐피털(VC) 대표는 "고금리가 지속되며 여전히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스타트업 옥석 가리기가 치열해지고 있고 VC도 이름이 알려진 중대형사 이외의 중소업체는 투자자금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에 선정된 10개 운용사 중 9곳이 아직 펀드 결성을 완료하지 못했다. 그만큼 벤처캐피털이 정부가 지원하는 모태펀드 이외의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고, 이로 인해 초기기업도 투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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