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아파트는 LH처럼 '철근누락' 없었다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3. 10. 2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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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판 아파트 378곳 대상
국토부 전수조사…부실 없어
LH 부실 2곳 추가 총 23곳
비용절감 재래식공법이 원인
자체감리 전관문제도 영향
지난 4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현장.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주택 가운데 전단보강근(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 2곳이 추가 확인됐다. 이로써 LH 철근 누락 아파트는 총 23곳으로 늘었다.

반면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아파트 378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부실시공 단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LH 발주 현장에서 유독 부실시공이 많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허술한 관리·감독 시스템이 도마에 오르며 조직 대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LH는 의왕초평A3·화성비봉A3 등 2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의왕초평A3은 시공상 단순 누락, 화성비봉A3은 설계도상 표기 누락으로 철근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LH가 시행하는 103개 단지 중 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단지는 총 23곳으로 늘어났다. 인천 검단 신도시에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7월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5개 단지에서 추가로 전단보강근이 빠진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LH는 부실시공이 이뤄진 단지들에 대해 보강공사를 실시한 후 정밀안전점검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민간 무량판 아파트 378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철근이 빠진 단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개 단지의 설계도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지만 착공 전에 보완 조치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방자치단체 주택도시공사가 시행한 무량판 적용 아파트 49개 단지도 부실 시공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에서 설계와 건설, 분양을 담당하는 LH 민간참여사업 현장에서도 부실시공은 없었다.

LH 발주 현장의 부실시공 원인은 복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LH와 민간 아파트의 공법 차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태오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LH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재래식 공법을 쓰는데 이는 철근배근 과정이 복잡해 시공상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민간의 경우 공장에서 전단보강근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을 써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H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건축물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앞으로 라멘식(기둥+보) 구조로 설계를 점차 전환할 계획이다.

'LH 전관특혜' 문제도 나오고 있다. 민간아파트 공사 현장의 경우 지자체가 감리자를 선정하지만 LH는 자체적으로 선정한다. LH 퇴직자가 전관으로 있는 감리업체의 경우 일감을 쉽게 수주하고 현장 감독에는 소홀히 해 부실시공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LH와 시공사인 GS건설은 아파트 입주민 보상 문제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GS건설 처분을 내년 2월 전에 결론 낸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토부는 GS건설에 8개월 영업정지 처분 사전통지서를 보내고 서울시에 추가 2개월 영업정지를 요청한 바 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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