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치솟는 비트코인… 현물 ETF 기대감에 이·팔 전쟁도 호재로

진상훈 기자 2023. 10. 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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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한달 만에 20% 넘게 상승
JP모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전망”
이·팔 전쟁으로 안전자산 매력도 부각
비트코인. /뉴스1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빠르게 치솟고 있다. 최근 한 달여 만에 가격이 20% 넘게 뛰면서 연중 최고점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한동안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했다는 ‘가짜뉴스’ 해프닝도 있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에도 별다른 조정을 받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전쟁으로 국제 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가치도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한 달 만에 가격 20% 상승

23일 오후 3시 30분 현재 국내 가상자산 플랫폼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2.8% 오른 414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3500만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 한 달여 만에 가격이 20% 넘게 상승한 것이다.

글로벌 거래 플랫폼인 코인마켓캡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달러화 가격도 이날 현재 3만700달러를 기록, 지난 6월 23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점 3만1410달러 경신도 눈앞에 두게 됐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심사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승인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8월 SEC는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서에 대한 심사 결과 발표를 연기한 바 있다. 상장 승인 심사는 최대 240일까지 연기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내년 1월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SEC는 또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다른 운용사들이 낸 상장 신청에 대해서도 3월 15일까지 결론을 내려야 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가짜뉴스’에도 가격은 강세…안전자산 매력도 부각

금융 시장에서는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SEC는 내년 1월 10일 되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에 대한 첫 번째 결론을 내려야 한다”면서 “구체적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수개월 안에 승인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미국 법원은 SEC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서를 다시 검토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SEC는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금융 시장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래픽=손민균

지난 18일에는 소셜미디어인 X(옛 트위터)에서 가상자산 전문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가 “비트코인 현물 ETF가 SEC의 승인을 받았다”는 ‘가짜뉴스’를 유포해 비트코인 가격이 출렁이기도 했다. 이내 사실무근이라는 점이 밝혀졌지만,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강세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며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암호화폐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취급되지만,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국제 정세가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안전자산으로 부각돼 가치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되는 자산인 데다, 금이나 실물 화폐 등과 달리 보관과 이동의 제약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 비트코인 쏠림 현상도 심화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더리움과 알트코인 가격도 상승하고 있지만, 오름폭은 비트코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23일 현재 225만원대 거래돼 이달 초 가격인 230만원선을 밑돌았다. 알트코인 가운데 ‘대장격’인 리플 역시 지난 7월 1000원대에 거래됐지만, 현재 가격은 7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비트코인 도미넌스(점유율)는 51%를 기록, 지난 2021년 4월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올 초 38% 수준이었지만, 현물 ETF 상장 추진 등으로 인해 꾸준히 상승해 왔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팔 전쟁과 미국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비트코인은 오히려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빗썸, 코빗 등 거래소들이 잇따라 수수료를 무료로 전환하면서 국내에서도 다시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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