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PEF업계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승계와 세대교체 문제가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1세대 PEF 운용사 창업자들이 은퇴를 바라볼 60세 전후의 나이가 되면서 경영 승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 기업과 달리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인 PEF 운용사들에 승계 문제는 회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지속가능한 '석세스 플랜(경영승계 계획)' 마련을 요구하는 연기금·공제회 등 주요 펀드 출자자(LP)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국내 1세대 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가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도 이런 고민을 담고 있다. 창업 멤버인 박병무·신재하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며 기존 4인의 파트너가 운영하던 회사를 내년 초부터 이철민·신창훈 대표, 정연박·한영기·한영환 부대표 5인 파트너 중심으로 세대교체하는 게 골자다. 보고펀드 시절인 2016년 변양호·이재우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나며 사명을 VIG파트너스로 바꾸는 조직 개편을 실시한 이후 사실상 두 번째 세대교체인 셈이다.
1971년생인 이철민 대표와 1976년생인 신창훈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파트너들은 이제 갓 40대에 접어든 198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젊은 피다. VIG파트너스에 앞서 스카이레이크도 몇 년 전 의미 있는 조직 개편을 단행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를 새롭게 설립하면서 진대제 회장을 중심으로 한 단일 오너 체제에서 4인 파트너 체제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며 승계 체제를 갖춘 것이다. 비단 이들뿐만 아니라 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다른 국내 주요 1세대 PEF 운용사들도 승계와 세대교체 문제를 놓고 수년째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2004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태동한 국내 PEF 산업이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다. 국내 PEF 시장은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에 힘입어 단기간에 약정액 기준 130조원대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 지속 등 거시환경 악화로 상황이 급반전하고 있다. 기존의 공식을 뒤엎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다시 짜야 할 판이다. 오히려 잘된 일일 수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 기회에 승계와 세대교체 문제까지 함께 모색하면 된다. 움츠렸다 뛰는 개구리가 더 멀리 뛴다는 말이 있다.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만 있다면 지금 갖는 고민의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다.
[강두순 증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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