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선란 "모두 함께 이 행성서 오래오래 살아봅시다"

[서울=뉴시스] KBS 2TV '지구 위의 블랙박스'. (사진=KBS 2TV '지구 위의 블랙박스' 제공) 2023.10.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예빈 인턴 기자 = KBS 2TV '지구 위 블랙박스' 천선란 작가가 기후위기 세계관을 만들게 된 배경과 집필 소감을 전했다.

천 작가는 23일 제작진을 통해 공개한 서면 인터뷰에서 "대본이 드라마가 된 결과물이 처음이라 오롯이 즐기지 못했지만 열심히 보고 있다"며 방송 시청 소감을 전했다.

그간 천 작가는 '천 개의 파랑', '어떤 물질의 사랑', '무너진 다리' 등 다양한 소설을 펴냈다. 소설이 아닌 시나리오라는 색다른 도전에 대해 그는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가 함께 있던 기획이라 두 장르를 자연스럽게 섞이게 하는 과정이 어렵고도 재밌었다"고 전했다.

또 '지구 위 블랙박스' 집필 과정에 대해 "드라마 파트에서 전달해야 할 기후위기 정보들을 억지스럽지 않게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캐릭터 설정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는 "윤(김신록 분)의 초기 설정은 냉혹하고 냉철한 기록자였다. 캐릭터에 대한 공감과 몰입이 조금 더 보편적인 감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엄마'라는 설정을 추가했다. 한스(박병은 분)라는 인물도 원래는 '윤'의 기억 속에만 있는 존재였는데, 한 명의 온전한 기록자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천 작가는 최정훈·윤도현·김윤아·모니카·립제이·호시의 퍼포먼스에 대해 "압도돼 엄청난 부담감을 가지게 됐다"는 말과 함께 엄지를 치켜 들었다. 이어 "제일 먼저 봤던 최정훈의 퍼포먼스는 그 안에서 느꼈던 절망과 공허함, 쓸쓸함을 시나리오에 담아내고 싶어 대본이 막힐 때마다 몇 시간이고 돌려봤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에서 본 호시의 퍼포먼스는 광화문을 홀로 채우는 무대가 압도적이었다"고 전했다. 또 김윤아와 모니카, 립제이의 퍼포먼스에 대해선 "종말 이후를 보는 것처럼 영화 같았고 신비로운 퍼포먼스였다. 신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겠구나 싶었다"라며 호평했다.

윤도현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것을 만들고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 같았다"고 반응했다.

끝으로 천 작가는 "그저 한 편의 영화처럼 보이는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면 좋겠다. 그러면 그 감각이 우리를 바꿀 것이다. 우리 모두 함께 이 행성에서 오래오래 살아봅시다"라고 덧붙였다.

'지구 위 블랙박스'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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