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한국인' 영입한 與, 쇄신 마지막 기회다 [사설]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불리는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23일 임명됐다. 2012년 '특별귀화 1호'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는 했으나 원래 미국인이었던 그에게 집권당의 혁신을 맡겼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인 위원장 역시 "와이프와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했으니 그에 걸맞은 혁신을 이룰 책임이 있다.
인 위원장은 "희생 없인 변화가 없다"고 했는데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중진들은 기득권을 지키는 데 정신이 팔려 있고, 초·재선 의원들은 공천을 받기 위해 대통령실에 충성하는 행태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것도 그래서다. 지금이라도 다선 중진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초·재선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정반대다. 중진 중 험지 출마를 선언한 이는 지역구를 부산에서 서울로 옮기겠다고 한 하태경 의원뿐이다. 중진 대부분은 당선 가능성이 큰 영남 지역구를 고수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김기현 대표 책임이 크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수도권 출마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희생'의 모범을 보였다면 쇄신의 기폭제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기껏해야 임명직 당직자만 바꿨다. "수도권을 중용하겠다"고 하고서는 사무총장에 대구·경북(TK) 출신을 앉혔다. 이런 식이면 영남 중심의 웰빙당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인 위원장은 이런 안일한 여당의 행태부터 바꿔야 한다.
김 대표는 "혁신위가 전권을 가지고 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빈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쇄신의 폭이 크면 클수록 기득권의 저항과 반발도 커질 게 틀림없다. 혁신위가 전권을 갖지 못하면 저항에 휘둘려 쇄신은 좌초될 것이다. 내년 총선까지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총선에서 패배하면 국회에서 야당의 입법 폭주는 더욱 거세지고, 결국 노동·연금·교육 개혁은 물 건너갈 수 있다. 여당은 '인요한 혁신위'를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쇄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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