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햇빛으로 받는 연금 100억 돌파…신안군 주민 1만명, 3년만에 혜택
전남 신안군 섬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소 이익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햇빛연금’이 도입 3년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다. 신안 주민 3명 중 1명은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익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신안군은 “주민들이 각 섬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는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을 통해 받는 햇빛연금이 이번 달 누적 100억원을 넘어선다”고 23일 밝혔다.
신안군은 2018년 10월 지역주민과 태양광 사업자가 신재생 에너지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전국 처음으로 제정했다. 조례는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이익을 사업자가 주민과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조례에 따라 주민들은 해당 발전소 총 사업비 중 4%에 해당하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 1인당 1만원을 내고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발전소 이익의 30%를 1년에 4번 분기별로 받는다.
주민들에게 첫 이익금이 지급된 것은 2021년 4월이었다. 안좌도와 자라도 주민 1901명이 이익금을 지역 화폐인 ‘1004섬신안 상품권’으로 받았다. 정해진 기일에 지급되는 이익금을 군과 주민들은 햇빛연금이라고 부르고 있다.
햇빛연금을 지급하는 협동조합은 현재 안좌·자라·지도·사옥도·임자도 등 5곳에 이른다. 연금을 받는 주민은 모두 1만775명으로 신안군 전체 주민(3만8126명) 중 28%에 달한다.
비금면과 신의면·증도면에서 진행 중인 태양광 발전소 공사가 2024년 완공되면 햇빛연금을 받는 주민은 전체의 4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금도 매년 커지고 있다. 2021년 17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36억원, 올해에는 지난 3분기까지 47억원이 지급됐다.
햇빛연금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신안군은 올해부터 태양광 발전소에서 나온 이익으로 18세 미만 아동 2000여명에게 1인당 40만원 ‘햇빛아동수당’을 지급했다. 군은 아동수당을 2024년 1인당 80만원, 2025년부터는 120만원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신안군 인구는 올해 9월까지 지난해보다 248명이 늘었다. 인구 증가는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신안군은 “주로 햇빛연금을 지급하는 지역에서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새로 전입해 온 주민들도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햇빛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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