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2기 체제 출범···키워드는 글로벌·WM·디지털
미래에셋그룹의 최현만 회장 등 창업 멤버들이 모두 용퇴하고 50대 임원 6명을 부회장에 임명한 것은 변화와 혁신 없이는 앞으로 더 나아가기 쉽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미래에셋그룹이 그간 성과를 내왔던 해외 부동산 사업이 최근 리스크가 커지는 등 글로벌 경제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은 일시적인 경제 상황에 따라 포기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더 추진력을 발휘하기 위해 기존의 성공 방정식에 얽매이지 않을 새로운 인물을 발탁한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이번 2세대 경영진 등판의 키워드를 3가지로 꼽았다. 글로벌, WM(자산관리), 디지털이 그것이다.
먼저 미래에셋그룹이 역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거나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인사들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스와럽 모한티 사장을 부회장으로 발탁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장을 맡고 있는 모한티 신임 부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향후 미래에셋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2018년 당시 신설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대표직에 임명된 뒤 5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인도를 중심으로 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사업은 더 큰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그룹은 “모한티 부회장은 향후 미래에셋그룹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인도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정호 신임 부회장도 2009년부터 홍콩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전문가다. 또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준용 부회장은 멀티운용부문을 총괄하며 글로벌투자,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윤주영 글로벌X재팬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부사장 승진하면서 해외 ETF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법인 자기자본이 올 6월 말 기준 4조원을 넘겼다. 이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2003년 홍콩에 첫 번째 법인을 설립, 해외사업을 시작한 지 20년 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등을 포함한 미래에셋그룹 전체 계열사의 해외법인이 지난해 벌어들인 세전이익은 4468억원으로 그룹 전체 세전이익(1조9653억원)의 22.7% 규모다. 미래에셋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해외투자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음 키워드는 WM이다. WM은 Wealth Management의 약자로 과거 PB(Private Banking)으로 불리던 개인 맞춤형 자산운용이 확장된 것이다. 미래에셋은 향후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 형태로 금융업무의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보고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WM사업부 대표는 연금·해외주식 등을 다루는 리테일 사업부문 중 WM부문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생명 김재식 부회장은 풍부한 자산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변액보험 시장에서의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고 효율적인 IFRS17제도 도입에 기여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이 변액보험 5년 총자산 수익률 뿐만 아니라 지난 1분기 총자산규모 30조 원 이상 생명보험사 기준으로 주식형, 주식혼합형, 채권형, 채권혼합형 등 유형별 수익률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마지막 키워드는 디지털이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증권 안인성 전무를 특별히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는데 안 부사장은 미래에셋증권의 차세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발한 인재다. 앞서 NH투자증권에서 MTS ‘나무’를 성공시킨 바 있는 안 전무는 2021년 미래에셋에 영입된 후 10개월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 작년 7월 차세대 MTS 런칭에 성공했다.
최현만 회장과 조웅기·최경주 부회장 이만열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퇴임한 경영진은 고문으로서 그룹에 기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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