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차도 `경적` 울리고 비상등·상향등도 켤까
AI(인공지능)와 첨단 센서기술로 무장한 자율주행차는 도로에서 소리 없이, 티내지 않고 조용히 최적의 경로를 찾고 사람과 차량, 위험한 상황을 피해 다닐까. 아니면 사람이 모는 차와 다를 것 없이 경적을 울리고 비상등이나 상향등으로 보행자나 다른 차량에 필요한 신호를 줄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더라도 상당 기간은 일반 차량과 도로를 함께 다니고,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보행자와는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 만큼 최적의 '소통' 기술이 필수다.
기술전문 매체 더버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기업들은 시각적 신호, 녹음된 소리, 차량 지붕의 LED 디스플레이 등을 이용해 도로 이용자들에게 자율차의 의도를 알리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소유한 자율주행 기술기업 웨이모다. 웨이모는 오래 전부터 자율주행차가 다른 도로 이용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웨이모는 재규어의 'I-페이스' 모델을 이용한 로보택시를 개발해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등에서 시험 운행 중인데, LED 디스플레이로 감싼 루프 돔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차량 앞에 있는 보행자에게는 차량이 양보하고 있음을 알리는 회색과 흰색 직사각형을, 차량 뒤의 운전자에게는 횡단보도가 있음을 알리는 노란색 보행자 심볼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 기호와 함께 다른 시각·청각적 신호도 활용한다. 루프 돔에 차량을 호출한 고객의 이니셜을 표시하고 자전거 운전자에게는 승객이 곧 문을 열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식이다. 또 외부 오디오 알림을 사용해 응급 구조대와 소통하거나, 경로 변경과 같이 차량이 다음에 무슨 작업을 할 지를 설명한다.
사람들은 운전을 하면서 창문을 열어 손짓을 하거나 눈을 마주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의사를 전달한다. 가끔 화가 나거나 급하면 상향등이나 비상등을 켜기도 한다.
올리 스미스 웨이모 수석 제품관리자는 "사람들이 자율주행차가 뭘 하고 있는지, 양보를 하는지, 당장은 운전하지 않을 건지, 앞에 가는 자율차가 보행자에게 양보하기 위해 멈춰 있는지 등을 알리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루프 돔에 도로 이용자를 위한 보행자 양보 표시를 하는 방식을 샌프란시스코에 먼저 적용한 후 피닉스, 로스앤젤레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웨이모의 모든 차량 돔에 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일관된 메시지 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우버는 자체 자율주행차 개발을 추진할 당시 사이드미러, 도어, 루프 돔 등 곳곳에 깜박이는 방향지시등을 부착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금은 문을 닫은 AV 스타트업 드라이브.ai는 텍스트와 이모티콘 같은 그림을 사용해 소통하는 LED 표지판을 구현했다.
웨이모는 차량 차체에 불이 들어오는 '보행' 또는 '보행금지' 표지판, 이미지 디스플레이, 혼잡한 횡단보도에서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청각 신호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동작을 취하는 로봇 손, 보행자가 차량이 보행자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로봇 눈 같은 알림 기술도 고안됐다. 물론 자율차는 최후의 경우 경적도 울린다.
그럼에도 자율차의 소통 기술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웨이모, 크루즈 같은 로보택시 회사들이 각각 다른 소통방식을 사용할 경우 도로 위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웨이모는 이런 혼란을 피하기 위해 업계를 포괄하는 조명 패턴, 소리, 기호 표준화에 힘쓰고 있다. 지금은 사업을 종료한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아르고 AI는 로보택시와 자전거 운전자 간의 안전한 상호작용을 위한 기술 가이드라인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스미스 수석 제품관리자는 "궁극적으로 자율차가 우리에게 뭘 말하려 하는지 알아내야 할 책임은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 다른 운전자 등에게 있다"면서 "명확하고도 보편적인 의사소통 방법을 찾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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