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부르면 ‘해외 출장’?…허영인 SPC 회장 안 나온다
유럽 출장 이유 불출석 사유서 제출
이해욱 DL그룹 회장도 불출석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유럽 출장을 이유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할 수 없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
허 회장은 23일 국회 환노위에 보낸 불출석 사유서에서 “K-푸드 세계화와 함께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목표로 미리 계획된, 불가피한 해외출장 때문에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못하는 점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SPC그룹 계열사에서 잇달아 발생한 중대재해 때문에 오는 26일 열리는 환노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허 회장은 “10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행사인 IBA(국제 제과제빵 박람회)의 경우 안전투자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참석할 필요성이 크고, 해외 사업 특성상 일정을 임의로 변경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유럽 출장은 올해 상반기에 계획된 것으로서 지난 7월18일 이미 항공권 및 숙박시설 등을 예약하는 등 국감과 무관하게 미리 정해진 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SPC그룹을 총괄하는 황재복 대표이사가 출석해 증언하게 해달라”며 “SPC그룹 회장으로서 그간의 인명사고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안전대책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SPC그룹에선 최근 중대재해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SPC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당시 허 회장은 향후 3년 동안 1000억원의 안전경영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10개월 만인 지난 8월 다른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50대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해욱 DL그룹 회장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은 “사전에 예정돼 있던 공식업무 수행을 위해 현재 해외 출장 중인 관계로 국회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DL그룹 계열사인 디엘이앤씨 건설 현장에선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7건(8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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