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인요한 혁신위' 출범…쇄신 이끌어낼까 '설왕설래'
대규모 쇄신 예고 속 이르면 이번 주·늦어도 이달 안 혁신위 인선 마무리
(서울=뉴스1) 노선웅 신윤하 기자 = 인요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쇄신책의 일환으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가운데 '인요한 혁신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쇄신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인다.
김기현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진실한 변화를 만들어 갈 혁신위원장으로 인 교수를 모시고자 한다"며 "정치개혁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도 가지고 계신만큼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인 교수가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가람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그와 그 가족은 대한민국 역사의 변곡점에서 기여했다"며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은 다시 한번 변곡점 위에 서 있다. 다시 한번 변화와 혁신을 선택한다"고 평가했다.
김재원 최고위원과 조해진 의원도 각각 라디오에서 "정치권에서 활동하지 않은 분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에서 국민의힘이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이라는 식견을 갖춘 분", "국민의힘이 국민 마음에 다가가게 만들고 시대적 소명을 감당하는 집권당으로서 체질이나 시스템 변화를 국민 관점에서 모색할 분"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인 위원장 임명에 결이 다른 시각도 나왔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인 교수님은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면서도 "국민통합위원장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우리가 지금 해야될 것은 국민통합이 아니라 변화혁신위원장"이라고 밝혔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라디오에서 "과연 정당의 내부를 혁신하는 데 있어서 전문성과 경험을 가질 수 있으실 것인가 그런 부분들이 조금 지켜봐야 되는 부분"이라며 "얼마 전 인 교수가 김한길 위원장과 대담을 한 점을 봤을 때 어떤 방향성과 의도를 가지고 된 카드가 아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인 위원장 임명은 어려운 여건 속 그나마 현실적인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혁신위원장 임명을 놓고 전날(22일) 밤까지 후보들의 고사와 고심이 이어져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국민의힘은 혁신위원장 후보로 30대 외부 인사를 고려했으나, 그가 최종 고사하면서 한 차례 계획을 튼 바 있다.
인 위원장이 당의 불모지인 전남 출생이라는 점,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편에서 통역을 맡은 본인 이력 등 4대째 선교·의료·교육 활동을 해온 공로로 한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된 인물이라는 상징성이 국민에게 신선함과 당의 쇄신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또 인 위원장이 외부 인사인데다 정치 경험이 전무해 누구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당의 상황을 진단할 적임자라는 평도 있다. 게다가 이날 인 위원장이 직접 대규모 쇄신 예고와 함께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당의 변화를 이끌 인물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반대로 총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 위원장이 짧은 시간 안에 실질적인 당의 변화를 이끌어낼 정도로 당내 사정과 당무에 밝은지 의문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특히 김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권한에 공천권이나 당헌개정권 등이 포함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도 근본적인 한계로 지적된다.
여기에 당장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서도 비정치권 인사인 인 위원장 이 홀로 단시간에 마무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이 과정에서 당의 입김이 강해질 수밖에 없단 점도 혁신위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인 위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달 안 혁신위 인선을 마칠 예정이다. 혁신위 위원은 총 11명으로, 현역 의원과 원내·원외 당협위원장,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인 위원장과 당은 혁신위를 가칭 '성찰과쇄신위원회'로 명명하고 운영할 예정으로 전해지면서 본격적인 혁신안 마련 전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등 성찰에 먼저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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