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수출 통제 中…"공급망 파괴한 美, 왜 우리가 가만히 있겠냐"

박가영 기자 2023. 10. 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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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 수출통제에 나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에 대한 '맞불' 대응임을 시사했다.

매체는 또 "미국은 수십 년 전에 흑연 제품의 대중 수출을 엄격히 통제했다. 2006년 7월 조지 부시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으로 가려던 900톤(t) 이상의 흑연 수출품에 길고 복잡한 행정 절차를 부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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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중국이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 수출통제에 나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에 대한 '맞불' 대응임을 시사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3일 논평을 통해 "흑연 자원의 전략적 중요성과 중국이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일부 산업이 새로운 조치의 영향을 받는 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미 일부 국가의 패권적 행동으로 인해 세계 첨단기술 산업망이 붕괴한 상황에서 중국이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망상"이라며 "자국의 산업망 이익이 훼손됐을 때 중국이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우리에게) 제재를 가하거나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제재에 동참한 국가에 보복하는 데 광물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며 "국익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한정된 광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고자 (타국과의) 협력에 보다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또 "미국은 수십 년 전에 흑연 제품의 대중 수출을 엄격히 통제했다. 2006년 7월 조지 부시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으로 가려던 900톤(t) 이상의 흑연 수출품에 길고 복잡한 행정 절차를 부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수출을 제한하던 흑연 시장이 이제 중국 주도로 전환된 것은 중국이 어렵게 얻은 기술적 진보 그 이상을 보여준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발전하면서 흑연 처리 기술과 생산 능력이 빠르게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중국이 기술 발전 모든 측면에서 미국을 추월하거나 대체할 수 없지만 미국이 특정 분야에 더 많은 제약을 가할수록 중국의 발전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한 심각한 기술 제약을 깨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지난 20일 '흑연 관련 품목 임시 수출 통제 조치의 최적화·조정에 대한 공고'를 통해 흑연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는 12월 1일 시행된다. 수출 통제 대상은 △고순도(순도 99.9% 초과), 고강도(굴곡강도 30Mpa 초과), 고밀도(밀도 1.73g/㎠ 초과) 인조흑연 재료 및 그 제품 △구상흑연, 팽창흑연 등 천연 인상흑연 및 그 제품 등이다.

흑연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산업인 전기차용 배터리에 쓰인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지질조사국을 인용해 중국이 전 세계 자연 상태 흑연 공급의 67%를 맡고 있으며, 세계 흑연의 90% 이상을 정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최근 핵심 광물 무기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그 동맹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나서자 중국은 8월부터 갈륨·게르마늄 등 반도체 핵심 원료 수출 통제를 시작하며 대응에 나섰다.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갈륨·게르마늄 역시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 90% 안팎을 점유하는 품목이다.

중국으로부터 흑연을 들여오는 비중이 높은 한국도 새로운 수출 통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전체 음극재용 흑연 2억4100만달러어치 가운데 93.7%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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