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확량 성공적"…北, 쌀 포대 더미 선전하며 강조

인천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추수가 끝난 논에 짚단들이 쌓여 있다. 인천=연합뉴스 제공

 
북한이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쌀 포대 더미를 과시하며 올해 수확 성과를 선전하는 등 올해 작황이 성공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1면에 '올해 농사결속을 위한 투쟁에서 이룩된 자랑스러운 결실'이란 기사와 함께 높게 쌓아올린 쌀 포대 더미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층층이 쌓인 쌀 포대는 붉은기와 '다수확 열풍'이란 선전구호가 쓰인 현수막, 꽃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신문은 지난 9일에도 이 쌀 포대 더미를 멀리서 찍은 다른 사진을 싣고 '다수확의 성과'를 이룩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기사에서 평안남도 숙천군, 황해남도 배천군, 평안북도 염주군 등지의 국가 알곡 수매가 마무리됐다며 "모든 역량과 수확을 총동원하고 농기계 가동률을 최대로 높여" 벼 수확부터 낟알 털기·수매까지 최단 기간 내에 마무리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의 손길 아래 풍요한 가을을 안아온 농업근로자들의 기쁨과 보람 넘친다'라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신문은 평안북도 홍건도간석지와 황해남도 은천군 마두농장, 평안남도 평원군 매전농장, 황해남도 신천군·연안군의 벼 수확 현장과 황해남도 강령군 평무농장의 옥수수 수확 현장 등 총 6장의 사진을 실어 '풍작'을 선전했다.

북한은 올해 ‘알곡 생산목표 달성’을 ‘인민경제발전 12개 중요고지’ 가운데 첫 번째로 삼고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올 8월 수해로 물에 잠긴 논에 직접 들어가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북한은 최근 본격적인 수확철에 접어들자 올해 벼농사에서 ’전례 없는 수확‘을 거뒀다고 선전하며 김 총비서에게 그 공을 돌리고 있다. 농기계 보급 확대, 과학농사 등 당이 추진한 정책들이 효과적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올해 벼농사 등의 구체적인 수확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년에 비해서는 태풍에 따른 타격이 덜 해 작황이 나아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에 큰 변화를 가져올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 농무부가 최근 발표한 ‘2023∼2024 양곡연도 북한 계절 곡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은 210만t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통일부도 지난달 말 브리핑에서 북한의 올해 식량 작황에 대해 “여러 가지 정황상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작황 상태”라고 평가한 바 있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