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임세미 ‘최악의 악’에 뛰어들다[인터뷰②]
임세미가 30대 배우로서 ‘최악의 악’을 마주한 소감을 전했다.
23일 스포츠경향은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디즈니+ 시리즈 ‘최악의 악’에 출연 중인 임세미를 만났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박준모(지창욱)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 임세미는 극 중 준모의 아내 유의정 역으로 준모와 기철(위하준)의 과거, 그리고 현재를 뒤흔든다.
임세미는 옳고 그름 사이 혼돈의 카오스에 빠진 유의정을 연기하며 “그게 인생사 아닐까 생각한다. 저도 인생을 살아가는 게 매일 어렵다고 느낀다. ‘이게 정답이야’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내일이 되면 그게 아닐 때도 있다. 이건 정말 삶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3인칭으로 저를 봤을 때 진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를 하기 위한 나이도 적당히 잘 차간다고 생각했는데, 40대에 의정을 만났다면 조금 더 알았을까 생각이 든다. (의정을 표현하기 위해) 제가 더 경험하고 이야기를 쌓았어야 하는 건 아닐까 고민했고, 그 지점이 재밌기도 했다. 고민하게 하는 작품을 오랜만에 만났다. 두 남자 사이, 큰 사건들 사이 저의 행동과 선택이 큰 키가 되기도 하고 감정선을 흔들기도 한다. 찰나를 미묘하게 가져가는 것들이 재밌으면서도 어렵다. 의정은 복잡미묘하고 연륜 없이는 표현할 수 없는 인물이다. 20대에 의정을 만났다면 현장에 서 있었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가시밭길에도 ‘최악의 악’을 선택한 건 배우로서의 욕망이었다.
“누아르 장르는 제 필모그래피에서 특별한 만남이에요. 색다른 장르 안에 서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죠. 액션이나 에너지를 쏟아붓게 될 줄 알았지만, 의정은 그런 인물은 아니에요. 오히려 배우를 꿈꾸던 20대 시절 많이 본 8090 감성의 홍콩영화, 한국영화 속 인물의 감정과 가깝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더 친숙하고 공감이 갔죠. 지금을 살아가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옛날 감성과 그 시절의 복잡미묘한 것들을 표현하는 게 재밌겠다 싶었어요.”
90년대를 재현한 소품 하나하나 그의 흥미를 사로잡았다.
“배터리를 갈아서 사용하는, 리모컨 세 개를 겹친 듯한 전화기를 쓰기도 했어요. (웃음) 소품·미술팀에서 정말 디테일하게 준비해줬죠. 의상도 유럽, 미국에서 빈티지 상품을 사 왔더라고요. 현장에 항상 빈티지샵 특유의 창고 냄새가 풍겼어요. 전시회에 온 것 같은 기분으로 현장을 구경했어요. 그러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들이 정말 옛사람으로 보이는 매직이 일어나더라고요.”
디즈니+ ‘최악의 악’은 오는 25일(수) 마지막 10-12회를 공개한다.
김지우 온라인기자 zwo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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