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도움이 되냐 안되냐입니다” 기성용의 솔직한 고민
“제일 고민되는 것은, 이제 제가 팀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예요. 그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FC서울의 핵심 미드필더이자 기둥인 기성용(34)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우승을 목표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시즌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실망감이 큰 것처럼 보였다.
기성용은 지난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B 34라운드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보통 승리를 하면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기성용의 얼굴은 어두웠다. 기성용은 “지난 2주 동안 선수들이 준비를 나름대로 잘한 것 같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가시지 않는다”며 “팬들이 아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파이널A에 갈 수 있다고 충분히 믿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우리가 부족해서 틀어졌다. 항상 죄송한 마음뿐이다. 솔직히 지금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서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우승에 도전했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울산 현대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는 등 선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거짓말처럼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지난 8일 전북 현대와 33라운드 경기에서 0-2로 완패하며 4년 연속 파이널B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서울은 파이널B 잔여 경기를 모두 패해도 강등은 되지 않는다. 다만, 남은 시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기성용은 “(전북전 패배로) 버스는 이미 떠났다. 이번 시즌이 끝난 기분이고, 허무하다”며 “오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각자 가치를 생각하자고 했다. 그게 동기부여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것은 좋았다”고 말했다.
한때 유럽파의 선봉장으로, 그리고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의 주장으로서 그가 한국 축구에 남긴 족적은 굵직하다. 그런 그가 2020년 유럽 생활을 마감하고 친정팀 서울에 복귀하면서 세운 목표는 서울에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울은 우승 트로피를 하나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덧 계약 기간도 끝나가고 있다. 기성용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서울과 계약이 종료된다.
다수 서울 팬들은 기성용과 연장 계약을 통해 내년에도 그라운드에서 그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런데 기성용 본인은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이 큰 것처럼 보였다. 현재 서울에 자신이 도움이 되는지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시즌의 실패가 기성용에게 준 충격이 컸다.
기성용은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상반기에 가장 잘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의지도 좋았다”며 “그런데 그게 확 꺾이면서 실망이 컸다. 내가 고참이고, 이름값이 있는 선수여서 이런 것들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제일 고민은 내가 팀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약이 올해 끝나는데, 지금은 충격이 커서 팀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다만, 서울이 지금 세대교체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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