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첫 생산 거점 만드는 현대차…수소車 생태계도 확대

현대차 중동 첫 생산 거점 ‘사우디’
사우디 국부펀드와 현대차 합작투자
연간 5만대 내연차·전기차 모두 생산
반조립으로 수출해 관세 낮아져
중동내 수소 모빌리티 확대 가속

현대자동차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Riyadh)에서 한국자동차 연구원,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SAPTCO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바르드 알바드르(Badr AlBadr) 사우디 투자부 차관,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중동에 공장을 짓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현지 기업 등과 업무 협약도 맺었다.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중동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현대차의 적극적인 공세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반제품조립(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현대차와 PIF는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세우게 된다.

CKD 공장은 부품 형태로 수출해서 현지에서 완성차를 조립하는 방식이다. 부품으로 수출을 하기 때문에 관세를 낮추고 초기 현지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합작 공장은 2024년 상반기 착공, 2026년 상반기 첫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곳에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생산한다.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합작 공장 건설에 약 5억 달러(약 677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투자 지분 구성은 현대차가 30%, PIF가 70%다.

공장이 들어서는 KAEC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지역의 계획도시로 중동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사우디 제2의 도시이자 최대 무역항이 위치한 제다에서 100㎞ 거리인 이곳에 최근 전기차 업계의 투자가 잇따르고 자동차 부품업체가 모여들고 있다.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 합작공장에 자동화 공정과 지역 맞춤형 설비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생산 제품의 라인업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중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확대하는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대차는 한국자동차연구원, 중동 개발·투자 회사인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사우디 버스 공영 운송 업체 샙트코(SAPTCO)와 현지에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들과 협업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수소전기버스 실증사업 추진 ▲수소 모빌리티 관련 정부 지원 연구 프로그램 협력 기회 탐색 ▲수소 모빌리티 관련 공개 가능한 자료 정보 교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샙트코(SAPTCO)에 수소 모빌리티를 판매 또는 대여하기로 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한국의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 사업 참여를 지원한다.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는 수소 모빌리티의 연료 보급을 위해 공급망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 기업은 수소 생산, 수소 충전소 건설·운영 등 생산부터 충전에 이르는 사우디 내 수소 사업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현대차의 중동 투자 확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산업 발전 확대 기조와 맞물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고 다양한 성장 동력을 키우겠다는 국가 발전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을 진행 중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지에서 현대차 인지도와 점유율도 상승세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5만 2000대를 판매해 일본 도요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합작공장은 전기차 생산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고 지역 내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조성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무공해차 전환을 추진 중인 사우디의 움직임에 발맞춰 수소 모빌리티 보급 또한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