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총장 "홍범도 업적 존중, 육사내 흉상 설치는 부적절"
박정환 육군 참모총장 이날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엄중한 안보 현실 속에서 과연 육사생도들이 6·25전쟁과 북한학을 배우지 않고 졸업하고,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분의 흉상을 세우는 게과연 육사 설립취지에 맞느냐"며 "흉상 하나만 보지 말고 대적관을 흐리게 만든, 육사 정체성을 흔드는 일들을 바로잡는 일환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박 총장은 "홍 장군을 포함해 항일투쟁, 광복운동 그들의 업적은 위대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육사의 홍 장군 흉상은 적절치 못하다"고 피력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홍범도 흉상 설치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에 따라 주먹구구로 추진됐다며 홍 장군의 공산주의 참여 이력을 고려할 때 육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며 당초 육사 내 홍범도 흉상 설치가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졸속으로 추진된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홍범도 흉상 이전은 중단해야 한다며 이념 논쟁을 멈추자고 맞섰다.
육사는 교내 충무관 앞에 설치된 6명의 독립영웅 흉상 중 홍범도 흉상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다른 흉상은 교내 적절한 장소로 옮길 예정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의원 시절 홍범도 흉상 이전 추진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신 장관이 지난해 국감 때 육사 내 홍범도 흉상의 존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올해 7월 육사가 신 의원실에 대면 보고를 한 뒤에 육사 교장의 의견이 흉상 내부 이전에서 외부 이전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권영호 육사 교장은 송 의원의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면서 육사 내 기념물 재배치 관련 태스크포스(TF) 설치 때부터 여러 이전 장소를 검토했다고 반박했다.
권 교장은 홍 장군 흉상 이전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인 건 기념물 종합계획이 완료되면 그와 연계해 추진한다"며 내년에 이전이 추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2018년 3월 홍범도 흉상 설치가 당시 문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흉상 제막식은 2018년 3월 1일이고 독립군의 역사를 육사 교육과정에 편입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는 그해 3월 22일"이라며 "문 대통령의 지시로 흉상이 설치된 것이 아니다. 육사 스스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육사의 흉상 설치 논의는 2018년 1월부터 시작됐고, 1월 16일 흉상 재원 파악에 들어갔다. 누구의 동상을 설치할지도 정하기 전부터 제작 의뢰를 했다"며 "2018년 3월 1일 제막식이 있었고, 이후 문 대통령이 참석한 그해 육사 졸업식 때 생도들이 흉상 앞에서 모자를 던졌다"며 "졸업식 행사에 맞춰 흉상이 제작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당시 탁현민 선임행정관이 연출했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이런 홍범도 흉상 설치 과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 의원의 질의에 "1개월 반 만에 설치된 점, 비예산 사업이었다는 점, 절차적 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급하게 추진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홍범도 장군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독립영웅이고 모두가 추앙하고 사랑한다"며 "그러나 육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박 총장은 성 의원의 '6·25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공산주의 침입에 맞서 싸운 전당(육사)에 공산주의 참여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놓는 것이 정당하냐'는 질문에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박 총장은 '홍범도 장군 등 독립영웅 흉상 설치가 (육사의) 대적관을 흐리게 했다고 보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는 "일정 부분 흐리게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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