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꽁초 무단투기' 최현욱 3차 사과···냉탕·온탕 오간 '하이쿠키' 간담회(종합) [SE★현장]
10대 학생들의 '입시 욕망'을 다룬 드라마 '하이쿠키'가 첫 선을 보였다. '오월의 청춘' 송민엽 감독과 남지현, 김무열, 최현욱, 정다빈의 호연, 10대의 ‘마약 중독’ 이슈를 떠올리게 하는 소재 '쿠키'가 어우러져 스릴러 장르의 학원물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이날 현장은 20대 젊은 배우들이 다수 참석해 발랄한 분위기를 조성했음에도 훈훈함이 오래 가지 못했다. 최근 담배 꽁초를 무단 투기해 논란을 빚은 최현욱의 첫 공식 석상이었기 때문. 순진무구한 배역으로 시청자를 만나게 된 그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앞으로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송민엽 감독과 배우 남지현, 최현욱, 김무열, 정다빈이 참석해 시리즈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이쿠키'는 한 입만 먹어도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의문의 수제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 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극에서는 쿠키가 만든 늪 안에서 각자에 욕망에 휩싸여 발버둥치는 인간 군상이 그려진다. 앞서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카지노' 등을 제작한 아크미디어가 제작하고, KBS2 드라마 '오월의 청춘'을 연출한 송민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송민엽 감독은 "첫 소재는 작가님께서 생각했다. 수영과 민영 자매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캐릭터들의 감정이나 행동들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학교 배경이라 생각했고,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학생이 접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숨길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쿠키를 떠올렸다"며 "비밀스럽고 강한 것보다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쿠키를 통해서 벌어지는 일이 좀 더 임팩트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한다"고 '쿠키'를 연출 소재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
욕망을 실현시켜 주지만 남용할 경우 중독과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부작용을 가진 '쿠키'는 현실의 마약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제작진은 마약과 상응하는 소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송민엽 감독은 "'하이쿠키' 기획을 처음 시작했던 건 3년 전이다. 요즘처럼 마약 문제가 크게 이슈가 될 때는 아니었다"며 "기본적으로 '하이쿠키'는 꿈을 이뤄주는 쿠키라는 점에서 일종의 판타지 요소다. 리얼하게 말하자면 약물 같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 과정을 현실적으로 묘사하진 않았다. 환상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정도이지, 딥한 부분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무열 역시 "촬영을 한창 할 때는 '10대 마약 사용량 늘었다'는 뉴스를 보긴 했다. 그러나 저희 작품은 마약에 포커싱이 됐다기 보다는, 마약이든 각성제든 신비의 쿠키든지 이용해서 어떻게든 입시에서 살아남아 보려고 하는 학생의 욕망을 이야기하는 극"이라며 "우리 학생들이 교육계에서 처한 현실과,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으로서의 안타까움이 더 컸다"고 밝혔다.
남지현과 정다빈은 극을 통해 자매로 뭉쳤다. 남지현은 쿠키에 잠식된 동생 '민영'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소녀 가장 '수영'을 연기한다. 정다빈은 남모를 상처를 가진 채 쿠키와 얽히게 되는 '민영'을 연기한다. 두 사람은 특히 현장에서도 닮은 꼴로 꼽힐 만큼 자매 케미가 좋았다고 강조했다.
남지현은 "처음 다빈 양이 동생으로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와'했다"며 "소규모 리딩 때 다빈 씨를 실제로 봤는데, '저렇게 작고 소중한 존재 오케이', 바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산이 됐다. 민영이로서 연기하는 걸 보고서는 저렇게 하는데 언니가 동생을 사랑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정다빈을 각별히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드라마에 실제로 저희가 어릴 때 사진이 소품으로 배치돼 있었는데, 묘하게 닮았더라. 찍으면서도 우리가 점점 닮아가는 것 같았다. 현장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내심 뿌듯했다"며 웃었다.
정다빈 역시 "저희가 사이가 좋은 자매로 나오는 건 아니지만, 언니가 저를 열심히 사랑해준 덕에 저는 더 밀어내며 연기를 잘 할 수 있었던 같다. 또 언니 덕에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배울 수 있었고, 또 언니에게 많이 의지하며 촬영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며 "사진을 찍었는데 저희가 정말 닮게 나온 것도 있었다. 혹시 감독님이 우리가 닮아서 캐스팅을 한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라고 말했다.
김무열은 음지 최고의 입시 컨설턴트 '성필' 역으로 합류해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그는 남지현과 최현욱, 유다빈 등 20대 배우들이 다수 포진한 학원물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어른'으로 존재감을 다진다.
김무열은 "오랫동안 선생님을 한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사실 걱정이기도 했다. 사실 저 혼자 멀리 떨어진 섬처럼 연령대 차이가 있다"며 "20대 배우들끼리 '쿠키즈'라는 이름을 만들었더라. 쿠키즈가 저를 잘 끼워주고 챙겨줘서 걱정한 만큼 느낄 게 없었다. 나중에는 거의 동년배처럼 놀았다. 제 생각이긴 하지만"이라며 웃었다.
20대 배우가 많은 덕에 에너지도 얻었다. 김무열은 "그 동안 저보다 연배가 있는 선배와 작업을 많이 했다. 주로 저보다 어리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친구들이 많은 현장이 저에게는 드물고 낯설었다"며 "하길 잘 한 거 같다. 많이 자극됐고, 여기서 받은 힘으로 앞으로 10년, 20년은 거뜬할 거 같다"고 밝혔다.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등으로 유명세를 얻은 최현욱은 민영의 동급생 '호수'를 맡았다. 그는 쿠키로 인해 위험에 빠진 민영을 구하기 위해 수영을 돕는 인물이다.
최현욱은 "호수라는 친구는 사실 초반에 분량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궁금해 하실 분들이 더 많이 계실 거 같다. 후반으로 갈수록 이 친구의 어떠한 비밀이 더 밝혀지면서, 이 친구가 순진무구함만 있는 친구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을 것 같고, 이 친구의 욕망도 볼 수 있을 거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연구도 정말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대본 리딩을 마친 날에 감독님이 저에게 더 기가 죽어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가 왜소한 편은 아니지만 어떻게 왜소하게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고, 시청자들이 '왜 저렇게 눈치를 보고 다니지'라는 궁금증이 일 수 있게끔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남지현은 배우들의 새로운 앙상블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의외로 작품을 통해 완전히 처음 보는 분이 거의 없어진다. 그런데 대부분 배우 분들을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다들 인간적이다. 작품은 심각해 보일 수도 있지만, 다들 나들이 오듯 와서 재미 있게 하하 호호 웃으며 찍었다"고 밝혔다.
호흡을 맞추는 배우를 칭찬하기도 했다. 남지현은 "다빈이는 보고 있으면 눈이 똘망똘망해서 보고만 있어도 애틋해질 수 밖에 없다. 무열 쌤은 어른으로 등장하는 만큼 든든함이 있다. 현욱 배우도 노력을 정말 많이 하는데, 하나도 티를 안냈다. 현욱 배우가 평소 애드리브도 많이 하고 즉흥 연기도 많이 하는데, '호수'에서는 그런 걸 하나도 안 했다. 저는 호수가 굉장히 절제된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그런 면에서 현욱 배우가 정말 연구를 많이 해온 거 같다고 느꼈다"고 칭찬했다.
20대 배우가 다수 포진해 있고, 서로 화기애애하게 촬영했다는 배우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기자간담회 현장은 훈훈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시작되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다른 물살을 탔다. 최근 최현욱의 담배 꽁초 무단 투기 사건에 대한 해명을 묻는 질문이 이어진 것. 최현욱은 질문이 나올 때마다 잔뜩 긴장한 얼굴로 연신 사과를 거듭했다.
특히 순진무구한 배역과 사생활 논란 간 이질감이 들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언급하는 질문에 최현욱은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다. 미성숙함에서 나온 행동임을 인지하지 못했다.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겠다"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하이쿠키'는 이날 자정 1회가 U+모바일tv에서 공개됐다. 총 20부작으로 매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자정에 1회차가 공개된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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