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주가 23% 넘게 급락…영풍제지 미수금 파장

금융감독원이 최근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3일 키움증권에 대한 차액결제거래(CFD) 검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3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모습. 문재원 기자

영풍제지의 하한가 사태로 5000억원에 육박하는 미수금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키움증권의 주가가 20% 넘게 급락했다. 키움증권은 뒤늦게 일부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상향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실적과 평판에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날보다 2만4000원(23.93%) 하락한 7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4258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거래재개 후 영풍제지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회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 올해 들어 700% 넘게 급등했던 영풍제지는 지난 18일 돌연 하한가(-29.96%)를 기록했다. 현재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담보 주식의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연속 하한가가 발생하면 반대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거래 재개 직후 하한가가 풀리면 손실은 없으나,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약 2000억원, 5거래일 연속의 경우 약 3500억원 손실 예상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이 올해 4월 8개 종목의 폭락 사태에 이어 영풍제지 주가 조작 사태에도 구설수에 오르면서 평판에 대한 타격도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다가 영풍제지가 하한가를 친 다음 날인 19일에야 100%로 상향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초부터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키움증권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키움증권은 뒤늦게 ‘미결제 위험이 높은 종목들의 위탁 증거금률을 100%로 올려잡았다. 키움증권은 이날부터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POSCO홀딩스 등 15개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고, 지난 20일 애경케미칼, LS전선아시아 등 8개 종목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신용평가사는 키움증권의 신용등급 하향을 경고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이규희·이강욱 연구원은 “향후 금융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키움증권의 리스크관리 및 내부통제시스템에 중대한 미비점이 드러나거나, 평판 저하·고객이탈 등 영업기반 훼손으로 이어져 중장기적 사업 안정성이 하락하였다고 판단될 경우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