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농이라고, 도시민이라고 못할 게 있나요?"…‘농사비결 최고상’ 받은 서울 여성농부 이영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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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맞는 수레를 직접 고안해 농사에 활용한 여성농민이 있어 화제다.
이 농민은 서울에 살면서 내로라하는 농촌 여성을 제치고 농사비결 경진대회 최우수상을 움켜쥐어 주위를 두번 놀라게 하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날을 기념해 여성농민의 농작업 부담을 덜 수 있는 농사법을 발굴·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경진대회 우승자는 서울에 사는 이영미씨(5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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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비결 경진대회 장관상 수상
직접 만든 수레로 농자재·농산물 편히 이동
“농지 상속 받은 초보농민에게 좋은 선례가 됐으면”
내 몸에 맞는 수레를 직접 고안해 농사에 활용한 여성농민이 있어 화제다. 이 농민은 서울에 살면서 내로라하는 농촌 여성을 제치고 농사비결 경진대회 최우수상을 움켜쥐어 주위를 두번 놀라게 하고 있다.
이달 12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선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내 7개 여성농민단체가 공동 주최한 제2회 ‘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기념식은 이날 개최했지만 실제 여성농업인의 날은 10월15일이다. 유엔(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에서 유래했다.
행사에선 ‘농사비법 경진대회’ 시상식도 있었다. 여성농업인의 날을 기념해 여성농민의 농작업 부담을 덜 수 있는 농사법을 발굴·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경진대회 우승자는 서울에 사는 이영미씨(52)였다.
이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2014년 할아버지로부터 강원 동해에 있는 농지(991㎡·300평)를 상속받게 됐다”며 “평소 화분·텃밭 등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았고 고향에 대한 애착이 컸던 만큼 바로 농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이씨는 나고 자란 동해에서 고추·고구마 등 작물을 기르는 늦깎이 농부가 됐다.
하지만 여성 농부로서 가장 힘들었던 무거운 농자재를 나르는 일이었다. 한포대에 10㎏인 비료를 옮길 때면 온 힘을 써야 가능했다.
고생 끝에 그는 밭에서 쉽게 작업할 수 있고 옮기기 편한 ‘내 몸에 맞는 수레’를 고안하는 데 성공했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이씨는 근처 공방에 직사각형 형태 판자를 주문했다. 자주 사용하는 플라스틱 바구니 크기에 맞춰 제작해 판자 안에 바구니가 쏙 들어갔다.
판자 아래에는 미리 준비해둔 바퀴 4개를 달았다. 이후 수레에 줄을 달아 끌기 쉽게 하면 끝이다.
이씨는 “농사일을 두고 ‘장비빨’이라는 말이 있지만 여성으로서 무거운 장비를 사용하기는 무척 힘들었다”며 “게다가 서울에 살면서 왕복 540㎞ 거리를 오가며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힘든 점이 더 컸다”고 그동안 농사의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직접 만든 수레를 활용하니 이전보다 농사짓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씨는 “농촌이 고령화되며 자신 같은 상속 농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물려받는 농지를 팔지 않고 농사를 짓겠다고 다짐하는 초보 농민들에게 제 경험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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