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전쟁법과 민간인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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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오래전부터 국가 간 또는 정치세력 간 이해충돌과 갈등을 폭력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쓰여왔다.
그러나 19세기 들어서며 이런 전쟁에도 일정한 규칙을 도입하고 통제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시도됐고, 그 결과 나온 것이 이른바 전쟁법(또는 국제인도법)이다.
전쟁법은 전시 민간인 피해를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민간인을 직접 군사작전의 대상으로 삼고 총구로 겨냥하는 것은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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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전쟁은 오래전부터 국가 간 또는 정치세력 간 이해충돌과 갈등을 폭력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쓰여왔다. 그러나 19세기 들어서며 이런 전쟁에도 일정한 규칙을 도입하고 통제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시도됐고, 그 결과 나온 것이 이른바 전쟁법(또는 국제인도법)이다.
전시 상황에 적용되는 전쟁법은 적대행위 통제와 무력충돌 희생자 보호를 두 축으로 하고 있다. 적대행위 통제는 1899년과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채택된 헤이그협약 등으로 구체화했다. 희생자 보호는 1947년 제네바협약에 담겨, 전시 부상자와 포로, 민간인의 보호를 규정하고 있다. 제네바협약은 또 1977년 두 개의 추가의정서 채택과 2005년 세번째 추가의정서 채택으로 보완되었다.
전쟁법은 전시 민간인 피해를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민간인을 직접 군사작전의 대상으로 삼고 총구로 겨냥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 민간인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구별(분별)과 비례 같은 원칙도 제시하고 있다. 구별의 원칙은 전투 시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고 민간인과 민간 시설을 공격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비례의 원칙은 “예상되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군사적 이익을 넘어서는 과도한 무력행사”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제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이런 법원칙이 제대로 적용되길 기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한순간에 목숨이 걸린 긴장된 전투 중에 적군과 순수 민간인을 가려낼 여유가 얼마나 있을까? 군사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민간인의 희생을 어느 정도 용인해야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지 않을지 따질 정신은 또 얼마나 있을까?
지난 7일 가자지구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23일 현재 사망자가 6천명을 넘어서고 있고, 희생자 대부분은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이다. 보다 못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얼마 전 “전쟁에도 규칙이 있다”고 전쟁법을 들먹이며 양쪽에 자제를 촉구한 배경이다.
제네바협약 서명국은 전쟁규범을 지킬 의무가 있으며, 전쟁범죄 혐의가 있으면 소추해야 한다. 어떤 국가라도 이런 의무를 방치하면,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유엔헌장 51조에 따른 자위권을 들먹이며 연일 가자지구를 공습하고 있고, 곧 지상군 투입도 예고하고 있다. 전쟁법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얼마나 소용이 있을까?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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