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바람 날리며 4차례 삼진 먹더니...텍사스 아돌리스, 승부 쐐기 만루포
앞선 네 타석에서 모두 헛스윙 삼진. 2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 6차전에 나선 텍사스 레인저스의 4번 타자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방망이는 선풍기에 강력 모터를 단 듯 홈플레이트에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낙차 큰 커브, 바깥쪽으로 벗어나는 싱커나 스위퍼에 공을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했다.
하지만 올해 정규시즌 39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7위에 오른 거포는 가장 팀이 필요할 때, 상대 투수가 던진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5-2로 앞선 9회초 1사 만루. 애스트로스의 우완 라인 스태닉이 던진 3구째 시속 157㎞짜리 패스트볼이 한복판 약간 높게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발사각 20도 낮은 탄도의 라이너성 타구는 빠른 배팅 스피드와 타고난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아 시속 177㎞ 타구 속도로 눈 깜짝할 새 왼쪽 외야 담장 너머 관중석을 직격했다. 가르시아의 포스트 시즌 첫 그랜드슬램이자 포스트 시즌 3경기 연속 홈런이다. 가르시아는 올 포스트 시즌 11경기에 나서 47타수 13안타(0.277) 5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현재 올 포스트시즌 타점 1위, 홈런 공동 2위이며 삼진도 팀 동료 너새니얼 로(17개)에 이어 둘째로 많은 16개다.
레인저스는 가르시아의 만루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고 9대2로 적지에서 승리, 승부를 최종 7차전으로 몰고 갔다. 7차전은 24일 오전 9시 애스트로스의 홈구장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다. 선발투수는 맥스 셔저(레인저스)와 크리스티안 하비에르(애스트로스)다.
아돌리스 가르시아는 올 ALCS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그는 홈 알링턴파크에서 치른 4차전에서 올 포스트 시즌 자신의 세 번째 대포를 쏘아 올린 데 이어 5차전에서도 1-2로 뒤진 6회 역전 3점 대포를 쏘아 올렸다. 하지만 홈런을 친 뒤 천천히 걸어가면서 방망이를 땅에 던지는 등 세리머니를 요란스럽게 벌였다. 그리고 4-2로 앞선 8회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등장하자마자 애스트로스 투수 브라이언 아브레우의 초구 159㎞짜리 패스트볼에 왼쪽 어깨 부분을 맞았다. 흥분한 가르시아는 상대 포수 마틴 말도나도와 말다툼을 벌였다. 당시 접전 상황이라 애스트로스가 고의 빈볼을 던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가르시아는 바로 직전 홈런 세리머니에 대한 보복성 투구라고 봤다. 결국 양 팀 선수단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가는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심판은 이런 상황에서 애브레이유에게 2경기 출장정지 징계와 함께 퇴장을 선언했고, 이에 반발한 더스티 베이커 애스트로스 감독이 불복하며 항의하다 그 역시 퇴장당했다.
이 벤치클리어링은 레인저스보다는 애스트로스에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 레인저스는 12분 동안 경기가 중단되며 8회 2사후 등판했던 마무리투수 호세 레클레르크의 어깨가 식으면서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호세 알투베에게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고 4대5 역전패를 당했다. 레클레르크는 6차전에 8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해 카일 터커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모리시오 듀본을 유격수 라인 드라이브, 존 싱글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레인저스는 9-2로 크게 벌어진 9회엔 다른 투수를 내보내며 레클레르크의 어깨를 아꼈다. 반면 벤치클리어링을 야기한 아브레우는 8회 등판했으나 1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번 시리즈는 6차전까지 모두 원정팀이 승리하는 진기록이 이어졌다. 7차전까지 치러진 2019년 월드시리즈에선 7경기 모두 원정 팀이 이겼는데, 워싱턴 내셔널스가 애스트로스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한 바 있다. 레인저스는 특히 올 포스트시즌 7차례 원정 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원정 연승 기록은 1996년 뉴욕 양키스가 세운 8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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