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하준 '최악의 악' 촬영 중 첫사랑 떠올린 이유 [인터뷰M]

배우 위하준이 '최악의 악'에서 기철과 의정(임세미)이 처했던 상황들이 자신의 학창 시절 상황 때와 비슷했다고 밝혔다.

위하준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iMBC연예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최악의 악'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위하준은 극 중 한-중-일 마약 카르텔의 중심 조직인 '강남연합' 보스 정기철 역을 맡았다.

먼저 이날 위하준은 "주변에서 반응을 많이 보내주고 계신다. 남성분들이 특히 많이 알아봐 주신다. 헬스장을 가면 '정기철 아니냐'고 물어봐 주신다. 또 최근에 시계 행사장을 간 적이 있는데 그때 '피지컬 100', '강철부대' 출연자분들이 날 보려고 기다리고 계셨다고 하더라. 기분 너무 좋았다. 요즘 너무 재밌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위하준은 어릴 때부터 누아르 장면을 보며 연기의 꿈을 꿨다고. 그는 "로망이 있었다. 어릴 때 누아르 영화를 보고 연기의 꿈을 꿨다. 막연히 그런 장르를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젊은 세대의 누아르는 많이 없었는데, (내가) 훨씬 젊은 나이에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운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해보니까 어렵긴 하더라"고 털어놨다.

'최악의 악' 대본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위하준은 "우선 장르적으로 끌리긴 했다. 악역 중에서도 조직의 보스이지 않나. 막연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언더커버물을 많이 봤었는데 '비슷비슷하겠네' 싶더라. 그런데 (대본을) 읽다 보니까 조폭과 경찰의 언더커버 이야기지만 인물 간의 갈등과 본성, 미묘한 감정들이 점점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상황에 놓였을 때 변해가는 과정들이 너무 재밌었고 새로웠다. 그런 부분들을 '시청자들께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 작품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라고 설명했다.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위하준은 "난 조금 더 냉정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정기철이 무슨 고민을 하고, 뭘 계획하고 있는 걸까?'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 고민을 많이 했다. 혼자 계획을 짜고, 직접 움직이는 역할이다 보니까 얘가 무슨 짓을 할지 나도 사실 모르겠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무게감을 주고, 너무 거칠게 안 나오더라도 침착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초점을 맞췄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도움도 많이 받았다. '이렇게 하면 더 멋있을 것 같은데?'라는 코치도 현장에서 많이 받았고, 의정이랑 있을 땐 순수한 면이 있어 입체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외적으로 신경 쓴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님, 의상팀, 분장팀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눈썹 같은 것도 산 모양으로 세게 그리고, 피부도 톤 다운 시키고, 거칠게 칠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화면에서는 부드럽게 나와서 오히려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정기철은 극 초반, 조직의 보스가 되기 전까지 강남 한 클럽에서 DJ로 활동했다. 능숙한 포즈로 디제잉 실력을 뽐냈던 위하준은 "나는 춤을 추라고 하면 추겠는데, 디제잉은 부끄러워 죽겠더라. 내가 어떻게 한 지도 모르겠더라. 순간순간 뻘쭘해 하는 게 내 눈에는 보이더라. 확실히 보이더라. 절대 잘하는 건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극 중 지창욱과 함께 강렬한 액션신을 선보인 위하준은 "액션 촬영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 드라마가 무협영화처럼 검을 다루는 게 아니었다. 체력관리만 열심히 했다. 감정연기에선 액션을 폭발시켜야 하는 게 많았다. 감정을 녹이려고 했다. 최대한 처절하게 했다. 특별히 준비했다기보단 오히려 현장에서 연기를 하면서 맞춰 나갔다"라며 "내가 액션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빠르게 치고 빠지니까 감독님이 속도를 줄여달라고 말씀하시더라. 지창욱 형이 액션 하는 걸 보면서 내 감정을 많이 녹였다"라고 설명했다.

기철은 학창 시절 짝사랑했던 의정과 우연히 재회한다. 이 장면은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하기도. 위하준은 "기철과 나의 첫사랑이 많이 닮아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순수하게 좋아했던 친구가 있었다. 나는 시골에 남아있고, 나랑 친했던 친구가 전학을 가서 친해진 친구가 놀러 온 적 있었다. 그 친구를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첫눈에 반했었다. 멀리 있으니까 편지를 주고받았다. 한 3년 좋아한 것 같다. 그 뒤로 2년간 장거리 연애를 했다"고 고백했다.

덧붙여 "나와 그 친구의 중간이 광주였다. 그 중간에서 자주 만났다. 방학일 땐 내가 서울로 올라갔다. 또 신기했던 게 '최악의 악'에서 기철과 의정처럼 나도 그 친구에게 목걸이를 선물로 받았었다. 정확히 십자가 목걸이였다. 그 목걸이를 7~8년 정도 차고 다녔다. 그런 게 되게 비슷해서 놀랐다. 대본을 받았을 때 '어? 목걸이? 그것도 십자가 목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님께 '얘 아세요?'라고 묻고 싶었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한편 '최악의 악' 10, 11, 12화는 오는 25일 오후 4시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iMBC 장다희 |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