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지옥"… 미군 6·25 전사자 명비 앞에 무릎 꿇었다

김태훈 2023. 10. 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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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지옥입니다(War is hell)."

23일 전쟁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머피 주지사는 방한 기간 중인 지난 19일 전쟁기념관을 찾아 미군 전사자 명비, 그중에서도 뉴저지주 출신 전사자들 이름이 새겨진 명비 앞에 무릎을 꿇었다.

머피 주지사는 전쟁기념관 방문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뉴저지주 시민 약 20만명을 비롯해 6·25전쟁 당시 참전한 모든 분들을 추모하며 한국 전쟁기념관을 찾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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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 美 뉴저지 주지사, 전쟁기념관 방문
"평화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 해야"

“전쟁은 지옥입니다(War is hell).”

최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은 필 머피 미국 뉴저지 주지사가 밝힌 소감이 눈길을 끈다. 뉴저지주(州)는 올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및 한·미동맹 출범 70주년을 맞아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선정한 6·25전쟁 10대 영웅 중 한 명인 제임스 밴플리트(1892∼1992) 장군의 고향이기도 하다.
필 머피 미국 뉴저지 주지사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 미군 6·25전쟁 전사자 명비, 그중에서도 뉴저지주 출신 전사자들 이름이 새겨진 명비에 헌화하며 무릎을 꿇고 있다. 전쟁기념사업회 제공
23일 전쟁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머피 주지사는 방한 기간 중인 지난 19일 전쟁기념관을 찾아 미군 전사자 명비, 그중에서도 뉴저지주 출신 전사자들 이름이 새겨진 명비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헌화 후 전체 유엔군 전사자 명비와 기념관 앞 평화의광장 등을 둘러봤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은 머피 주지사에게 6·25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이었던 밴플리트 장군 얘기를 꺼냈다. 백 회장은 “밴플리트 장군이 뉴저지주 출신인 것으로 안다“며 ”그의 외아들 밴플리트 2세의 희생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부자(父子)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밴플리트 장군의 외아들이자 미 공군 폭격기 조종사였던 밴플리트 2세는 “아버지를 돕겠다”며 자원해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임무 수행 도중 실종됐다.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밴플리트 장군은 “내 아들 찾는 것보다 중요한 작전이 많다”며 부하들에게 수색 중단을 지시했다고 한다.

백 회장의 얘기를 들은 머피 주지사는 “뉴저지주 출신 전사자가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미군뿐 아니라 모든 참전용사들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 넘게 치러진 6·25전쟁 기간 미군 장병 총 178만9000여명이 한국에 파병됐다. 그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약 20만명이 뉴저지주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주민 수로 따져 뉴저지주가 10번째에 해당할 만큼 인구가 많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필 머피 미국 뉴저지 주지사(오른쪽 두 번째)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 미군 6·25전쟁 전사자 명비를 살펴보며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다. 머피 주지사의 오른쪽은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 전쟁기념사업회 제공
머피 주지사는 전쟁기념관 방문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뉴저지주 시민 약 20만명을 비롯해 6·25전쟁 당시 참전한 모든 분들을 추모하며 한국 전쟁기념관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전쟁기념관 방문)은 전쟁이 지옥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경험이었다”며 “우리는 이 연약한 세상에서 평화를 추구하고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57년생으로 현재 66세인 머피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2013년 주(駐)독일 미국 대사를 지낸 경험이 있다. 2017년 민주당 소속으로 뉴저지 주지사로 처음 당선됐고 2021년 재선에 성공했다. 일각에선 그를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보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2024년 대선에는 도전할 뜻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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