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특활비, 수사·정보 활동에 준하는 업무 경비인 점도 고려해야"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3.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국정감사에서 "검찰 특수활동비 (사용 관련) 제도가 상당부분 개선됐다"며 "특활비가 정보·수사활동과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경비라는 점을 좀 더 고려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에서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광주지검 장흥지청에서 특활비를 공기청정기 임대, 기념사진 촬영에 사용했다"며 "특활비 사용 목적과는 관계 없는 잘못된 지출"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전지검 논산지청 총무팀장이 2021년 10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특활비 약 43만원을 지급받는다"며 "총무팀은 수사 관련 부서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문제없이 사용한다는) 말만 믿을 수 없는 게, 관련 증빙자료 영수증은 휘발돼 없어지고 이러면 국민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검찰이 신뢰를 못 주시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장흥지청 특활비 사용이 잘못돼서) 바로잡았다"며 "장흥지청은 소규모 지청으로 지청장 포함 직원이 30명이 안 된다. 규모가 작아 다른 업무추진비 등 예산이 얼마 없어 잠시 항목을 전용해서 썼다가 시정조치를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코로나19(COVID-19) 때문에 직원과 민원인들이 굉장히 곤란했던 때"라며 "수사·정보활동으로 다 써 남은 비용이 없어 지청장이 고심 끝에 공기청정기를 사무실에 둔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논산지청에 관해서도 "총무팀의 직원들도 현장 수사 지원반으로 압수수색을 나갈 수 있다"며 "작은 청은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집행 지침 문제를 적극적으로 살펴 제출할 부분을 정리해 내는 방안을 고민하겠다"면서도 "2018년 1월 지침이 새로 생긴 뒤에는 집행내역과 증빙자료를 다 갖춰놓고 있다. 최근 재판에서 특활비 제출하라는 판결 결과가 나온 것을 그대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정부 1년 차에 검찰 특활비가 약 179억원이었는데, 5년 차에 80억원이 됐다. 정부 첫해보다 44% 수준으로 줄었는데, 제도가 상당 부분 개선된 것"이라며 "현재 검찰 특활비는 해경과 비슷하고, 청와대 특활비 수준의 2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국회에서도 좀 더 살펴봐 주셔야 할 부분은 특활비가 정보와 수사 활동과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경비'라고 돼 있는 것"이라며 "만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사용한 특활비에 대해 '정보·수사 활동으로만 썼느냐'고 물으면 누구도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활비를 개인이 가져가거나 축재하면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다만 정보·수사 활동에 준하는 업무 수행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을 좀 더 열어두고 살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