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 땅에 훔친 단속카메라 묻은 범인 구속…"단속에 앙심 품은 듯"
서영지 기자 2023. 10. 23. 15:08
제주 서귀포시에 설치된 이동식 과속단속 카메라를 훔쳐 과수원에 묻은 택시기사가 범행 열흘 만에 구속됐습니다. 이 택시기사는 해당 과속단속 카메라에 속도위반한 기록이 찍혔는데, 단속 카메라 운영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50대 택시기사 A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 39분~9시 26분쯤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우남육교 동쪽 600m 지점에 설치된 2500만원 상당의 이동식 과속단속 카메라 1대와 450만원 상당 카메라 보조배터리·삼각대 등을 훔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훔치는 과정에서 무인 부스를 부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사건 발생 이튿날 오전 카메라를 회수하러 갔다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해당 도로는 제한속도 기준이 시속 80㎞인데, 밤 시간대 차량 통행이 잦지 않아 과속이 자주 발생하는 곳입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행 자소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흰색 K5 택시가 범행 장소에 22분간 머문 장면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CCTV에 포착된 차량과 제주지역 흰색 K5 택시 122대를 대조한 끝에 A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19일 서귀포시 모처에서 A씨를 검거했습니다.
그러나 검거된 A씨는 범행을 부인했고, 경찰은 당시 A씨의 주거지에서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A씨를 풀어줬습니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범행 다음 날인 13일 오전 7시 10분부터 1시간 동안 A씨가 여동생 과수원에서 머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21일 과수원에 카메라를 숨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해당 과수원을 수색했습니다.
경찰은 파헤친 흔적이 있는 땅을 찾아 직접 땅을 판 끝에 이동식 카메라를 찾았습니다.
경찰이 카메라를 압수했지만, A씨는 "왜 여동생 과수원에 카메라가 묻혀 있는지 모르겠다"며 "과수원에 간 사실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결국 어제(22일) 도주 우려 등 이유로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당시 범행 현장에서 A씨가 시속 100㎞로 운전한 기록을 확인하고 단속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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