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30㎞에서 지구 내려다 보며 망중한을?…‘우주 화장실’ 개발
고도 30㎞에서 창문 바라보며 용변 볼 수 있어
내년에 첫 비행 예정…1600장 탑승권 팔려
지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고도 30㎞에서 망중한을 즐기며 가정에서처럼 편안히 용변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우주 화장실’이 개발되고 있다. 이 우주 화장실은 내년에 첫 비행할 관광용 우주 캡슐에 설치될 예정이다. 향후 우주 관광의 매력을 높일 중요한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은 미 우주관광기업 ‘스페이스 퍼스펙티브’가 지구 성층권까지 상승하는 관광용 우주 캡슐에 장착할 화장실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주 캡슐은 내년에 첫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동체는 투명한 창문이 다수 장착된 원통과 유사한 형태다. 높이가 213m에 이르는 대형 풍선에 대롱대롱 매달려 하늘로 올라간다. 조종사 1명과 승객 8명이 타는데, 이륙 뒤 총 비행시간은 6시간이다.
스페이스 퍼스펙티브는 “6시간 동안 비행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알고 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우주 캡슐 안에 화장실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 퍼스펙티브는 용변을 보기 위해 여느 우주선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처럼 기저귀 또는 진공 변기를 쓸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대신에 호텔 화장실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화장실 안에서 창문 밖에 펼쳐진 지구와 우주를 감상하며 익숙한 자세로 용변을 보면 된다.
우주 캡슐에서 이런 방식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이유는 선내에 무중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고도 400㎞에 떠서 지구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다르다는 뜻이다. ISS 승무원들은 몸이 둥둥 뜨는 환경에서 생활한다. 당연히 용변도 지구와 달리 진공 변기 등을 써야 해결할 수 있다.
반면 우주 캡슐은 지구의 중력이 그대로 영향을 끼치는 고도 30㎞를 돈다. 이 때문에 지구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되는 화장실을 만들 수 있다.
사실 우주 캡슐이 올라갈 고도 30㎞는 우주의 시작점인 카르만 라인(고도 100㎞)보다는 훨씬 낮다. 엄밀히 말하면 고도 30㎞는 우주가 아닌 셈이다. 다만 고도 30㎞까지만 올라가도 동그란 공처럼 생긴 지구를 내려다 볼 수 있고, 검은 우주도 볼 수 있다. 스페이스 퍼스펙티브는 이런 비행 환경에 고급스러운 화장실 디자인을 더해 잠재적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킨 셈이다.
스페이스 퍼스펙티브는 “화장실에서 악취를 제거할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이번 화장실에 적용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스페이스 퍼스펙티브는 지난 7월까지 탑승권을 1600장 팔았다고 밝혔다. 탑승권 한 장당 가격은 12만5000달러(1억6900만원)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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