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돈 전달, 강래구 지시…덤터기 씌워" 배신감 호소

김진아2 기자 2023. 10. 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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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1년 당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돈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지시로 진행한 일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특히 그는 강씨를 비롯해 이성만 의원, 조택상 전 인천부시장 등이 자신이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격한 배신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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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조직본부장직, 강래구 추천으로 맡아"
"실제 총괄은 강래구…송영길과 사전논의"
"내가 먼저 돈달라" 인터뷰에 책임 묻고파"
[서울=뉴시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3일 2021년 당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돈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지시로 진행한 일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사진은 이 전 부총장이 사업가로부터 청탁 빌미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 등으로 지난해 9월30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는 모습. 2022.09.3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박현준 기자 =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1년 당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돈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지시로 진행한 일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또 강씨와 이성만 무소속 의원 등이 자신이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 것을 두고 '덤터기를 씌웠다'며 배신감을 호소했다.

이 전 부총장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김미경·허경무) 심리로 열린 강씨의 정당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전 부총장은 검찰이 민주당 돈봉투 의혹 관련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상 그와 강씨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 등을 제시하며 캠프 내 조직본부장을 맡은 경위를 묻자 강씨의 추천으로 직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본부장 역할은 제가 원해서 받은 것이 아닌 추천으로 맡게 됐다"며 "일반 캠프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고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위치였지만 타의에 의해 (역할을) 맡아 저는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총장은 검찰이 '피고인 강래구가 증인을 앞세워 실질적인 조직본부장을 한 것이 맞느냐'란 질문에서 "그렇다"고 수긍하며 강씨가 "저와 박용수(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간 의견 대립이 있으면 이런 의견을 전달했고, 강씨가 이를 굉장히 잘했다"고도 부연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2021년 3월 4~5일 녹취록에는 이 전 부총장이 강씨에게 캠프 조직 관련 '얼개를 짜달라'고 말하는 내용도 담겼는데, 이와 관련 이 전 부총장은 "전략기획 쪽에서 주로 활동했던 제게 조직 본부는 낯선 분야였다"고 답했다.

이어 "조직본부의 구성·활동에 관해서는 강씨로부터 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지원을 처음부터 약속했기에 모든 것 하나하나를 강씨에게 (확인) 받은 것"이라며 강씨가 실제 총괄 역할을 맡는 부분에 대해서는 송 전 대표와도 사전에 논의됐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전 부총장은 강씨로부터 선거운동원에게 활동비를 지급하라는 지시와 함께 재원을 마련할 이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그는 강씨를 비롯해 이성만 의원, 조택상 전 인천부시장 등이 자신이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격한 배신감을 호소했다.

이 전 부총장은 "세분이 '이정근이 밥값이 없다, 돈 달라, 이렇게 징징거렸다'고 언론 인터뷰를 했는데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며 "한때 동지라고 생각하고 시시콜콜한 일까지 주고받던 사이였는데 어떻게 짠 것처럼 세 사람이 제게 덤터기를 씌울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세월에 대해 자괴감이 많이 들고, 검찰 조사에서 강씨와 대질신문을 할 때 인터뷰에 대해 사과를 받은 바 있다"며 "이성만·조택상에게도 녹취서를 보여주고 사과받고 싶다. 하루아침에 돌변한 태도에 대해 책임을 묻고 싶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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