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빗썸라이브, 적자 허덕이다 결국 파산
지난해 영업손실만 70억…휴업 통지·직원 줄퇴사
강지연씨, 버킷스튜디오·빗썸라이브 대표 맡아
올해 7월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자금을 투입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빗썸라이브’가 파산했다. 빗썸라이브는 지난해 휴업 공고문을 낼 만큼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빗썸라이브 대표에 대한 배임 등 각종 의혹도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3부(부장판사 이동식)는 지난 16일 주식회사 빗썸라이브의 파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8일 채권자 집회와 채권조사기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파산채권자 의견을 파산절차에 반영하고 파산법인의 현황 등을 보고받는 절차다. 신고 채권에 대한 의견도 밝힌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SK매직, 롯데카드 등이 빗썸라이브의 주요 채권자다.
‘빗썸라이브’는 빗썸과 버킷스튜디오가 2021년 9월 각각 6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버킷스튜디오는 커머스 전문기업으로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강종현씨 동생 강지연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화제를 끌자 버킷스튜디오도 덩달아 관심을 받았다. 버킷스튜디오가 ‘오징어게임’ 주연 배우 이정재, 배우 정우성이 함께 설립한 연예 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빗썸과 버킷스튜디오는 빗썸라이브 지분 각각 37.5%씩 총 75%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초 메타버스·NFT·가상화폐 결제 등을 탑재한 커머스로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설립됐다. 설립 후 네이버 라이브 쇼핑에 도전장을 던진다며 15개 회사와 업무협약을 앞둔 상태라고도 홍보했다. 강지연씨는 버킷스튜디오는 물론 빗썸라이브 대표를 맡으며 업무협약을 비롯한 사업 전반을 이끌었다. 당시 강지연씨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연동해 680만 회원에게 코인, 빗썸 캐시 등 시너지를 보이겠다”며 “다른 기업과 제휴를 통해 4차산업을 빠르게 이끌어 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설립된 지 1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빗썸라이브는 자산보다 부채가 약 2억4800만원 더 많다. 당기순손실만 102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를 버티지 못한 빗썸라이브는 지난해 10월 사내 메신저를 통해 직원들에게 휴업을 공지하기도 했다. 휴업 기간은 별도 통지가 있기 전까지로, 근무 시간은 출근 시간으로부터 4시간, 이전 근무 시간에 비해 50% 이상 감했다. 지난해 9월 73명에 달했던 직원은 올해 1월 4명으로 줄면서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당기순손실이 10억8541만원에 달했다.
경영상 어려움 외에 강지연씨와 강종현씨 배임·횡령 의혹 등 ‘오너리스크’로도 곤욕을 치렀다. 강지연씨는 올해 7월 버킷스튜디오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지연씨는 오빠 강종현씨,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과 함께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빗썸 관계사인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가 보유한 전환사채(CB) 콜옵션을 원 회장 자녀가 출자한 회사에 무상으로 부여해 이들 회사에 약 587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강지연씨는 322억원의 인수 대금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오빠 강종현씨는 올해 2월부터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빗썸라이브 최대주주격인 버킷스튜디오도 휘청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6월 버킷스튜디오에 공시번복으로 벌점 3.0점을 부과했다. 5월에도 공시를 번복해(전환사채권 발행결정 철회)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벌점 5점을 부과했다. 특히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약 7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약 1956억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8억9600만원의 영업손실이 나면서 경영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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