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립정착금 찾아간 중도퇴소아동 매년 4명도 안 돼···“제도 몰라서”[국감2023]
최근 5년간 매년 4명도 안돼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을 중도 퇴소한 아동 중 자립정착금을 신청한 건수는 최근 5년간 매년 4명도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립수당을 신청한 건수도 매년 5명 미만이었다. 아동복지시설이 아닌 다른 시설로 이동한 중도퇴소아동은 지원 제도에 대한 안내 자체를 못받기 때문이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을 중도 퇴소한 아동이 자립수당을 신청한 건수는 2019년 0명, 2020년 1명, 2021년 1명, 2022년 4명, 2023년(1~8월) 3명에 불과했다. 자립정착금을 신청한 건수는 2019년 0명, 2020년 0명, 2021년 1명, 2022년 3명, 2023년(1~8월) 1명으로 모두 매년 3명을 넘지 않았다.
아동복지법과 그 하위법령은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한 아동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지자체가 자립정착금(최대 1500만원)과 자립수당(매월 40만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 조항엔 지급 대상의 나이 기준이 없어 만 18세 이전에 중도 퇴소한 아동도 신청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립정착금·자립수당을 신청한 중도 퇴소 아동이 매우 적은 이유는 ‘몰라서 신청을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아동복지시설에서 만 18세에 도달한 아동들에게는 자립정착금 등 신청에 필요한 절차들이 안내·지원되고 있지만, 아동복지시설이 아닌 시설로 이동한 중도퇴소아동들은 그러한 안내 자체를 받지 못한다.
현행법은 중도퇴소아동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인 ‘통고제도’를 아동보호시설장의 재량에 맡기고있다. 시설장은 경찰 송치나 검찰 기소 없이도 아동을 법원에 직접 ‘통고’할 수 있고, 일부 시설에선 아동이 범법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시설장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시설에 부적응하면 다른 시설로 옮기거나 벌을 줄 목적으로 통고제도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과정에서 아동은 아동복지시설이 아닌 다른 시설로 옮겨가게 된다.
2022년의 경우 아동복지시설에서 다른 시설로 옮긴 15~17세 중도퇴소아동은 99명이었으나, 같은 해 중도퇴소아동이 자립수당·자립정착금을 신청한 건수는 각각 4건, 3건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후진적인 사법제도와 정부의 무관심이 결합해 중도퇴소아동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중도퇴소 절차를 거칠 때 지자체에서 아동에게 자립수당·자립정착금 관련 내용을 의무적으로 직접 고지하게 하고, 아동권리보장원과 지자체가 제반 절차를 교육·연계하는 등 책임있는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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