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선수’로 3위 자존심 지킨 리디아 고 “아직 안 죽었어”… 이정은6, 박성현, 신지애도 눈부신 활약

김경호 기자 2023. 10. 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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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가 BMW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올라 전 세계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 22일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리디아 고. |BMW 코리아 제공



“아직 죽지 않았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 서원힐스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을 3위(14언더파 274타)로 마친 뒤 “퍼트가 몇개 좋지 않았지만, 샷은 매우 견고했다.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보고 있다”며 “이번주는 최소한 ‘이봐, 나 아직 안 죽었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통산 19승째를 올리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리디아 고는 상승세를 몰아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올해의 선수’에 오르는 기세를 올렸으나 올 시즌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 2월 유럽여자골프투어 대회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릴리아 부(미국)를 물리치고 우승할 때만 해도 제2의 전성기가 계속될 것처럼 보였지만 리디아 고는 3월 이후 LPGA 투어에서 한 번도 톱10에 오르지 못했고 4번이나 컷 탈락했다.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과 AIG 여자오픈 컷 탈락은 특히 뼈아팠다.

손목 등에 작은 부상이 있었다고 해도 하락세가 가속도를 붙이면서 정상에서 출발한 세계랭킹은 이 대회 전까지 13위로 떨어졌다. LPGA 투어 시즌을 종합하는 CME 글로브 포인트에서 100위 밖으로 밀리는 바람에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도 스폰서 추천을 받아 겨우 출전할 수 있었다.

우승자 이민지(호주)에 2타 뒤진 단독 3위로 마쳐 지난해 챔피언의 체면을 지킨 리디아 고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런 모멘텀이 말레이시아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26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아시안스윙 3번째 대회 메이뱅크 챔피언십에도 초청선수로 출전한다.

이정은6, 신지애, 박성현도 후원사 초청으로 출전해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다. CME 글로브 포인트 100위 밖으로 처져 자력으로 출전권을 잡지 못할 만큼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던 이정은6은 모처럼 국내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받으며 신지애와 공동 6위(12언더파 276타)를 차지했다. 시즌 첫 톱10에 든 이정은6은 “지난해부터 교정한 새 스윙이 이제 몸에 익숙해진 느낌”이라며 “자신감을 얻었고, 남은 시즌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일본투어 2승, 호주투어 1승으로 전세계 프로에서 64승을 거둔 베테랑 신지애는 여전한 경기력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초청선수로 오랜만에 LPGA 대회에 참가한 신지애(세계 16위)는 내년 파리 올림픽 출전을 보장받는 세계 15위 진입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박성현은 최종라운드에서 4년여 만에 6언더파 66타를 치고 공동 16위(9언더파 279타)를 차지해 골수팬들을 열광시켰다. 낮은 CME 포인트로 시즌을 일찍 끝낸 박성현은 “자신감을 찾았는데 시즌을 마치게 돼 아쉽다”며 “내년엔 꼭 우승까지 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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