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문제·갈등으로 얼룩진 ‘청주시의회’
[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23일 82회 임시회를 개회한 충북 청주시의회가 내부 문제와 갈등으로 얼룩졌다.
국민의힘 김병국 의장은 이날 임시회 개회에 앞서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장의 발언은 최근 개인적 문제로 사직한 더불어민주당 한재학 전 청주시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김 의장은 “앞으로 의원 모두 시민의 대변자로서 본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 전 의원은 지난 10일 시의회에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직서를, 이튿날인 11일 민주당 충북도당에 탈당계를 각각 제출했다. 김 의장과 민주당 충북도당은 한 전 의원의 사직서와 탈당계를 곧바로 처리했다.
민주당 김시진 전 청주시상당구지역위원회 청년위원장도 같은 시기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경솔한 행동을 돌아보고 반성한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모든 정치활동을 내려놓겠다”고 적은 뒤 탈당해 이들의 정계 은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잇따랐다.
김병국 의장과 민주당 이영신 의원 간 갈등도 이날 의회에서 고스란히 노출됐다.
신상발언에 나선 이 의원은 최근 청주지법의 ‘지방의회 의결 취소 청구소송’ 각하 결정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단순히 승소와 패소 문제가 아니라, 더 높은 차원의 청주시의회와 지방의회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라며 “위신이 상하고, 자존심이 상했다고 의결권을 사용한다던가 상임위원회 권한을 박탈하는 것은 너무나 비루하고 미숙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병국 의장을 직접 겨냥해 작심 비판을 날린 것이다. 이 의원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들며 비판하기도 했다.
‘동물농장’은 동물들의 무지와 무기력함이 권력의 타락을 방조한다는 내용의 풍자소설이다.
그는 “다선의 경험과 월등한 실력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문제”라며 “오이를 자라게 하는 것은 비료가 아니라 흙으로,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의원을 품고 다 함께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원 자신의 품위를 위해 어떤 의회를 만들 것인가”라며 “청주시민은 정의를 세우는 청주시의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 이 의원의 발언을 멈추기도 했다.
김 의장은 “신상발언은 자신의 문제를 직접 해명하거나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본인의 이야기만 다뤄 달라.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의장이 제지할 수 있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의원이 “제 이야기다. 시간이 남았다. 의사진행을 왜 이렇게 하냐”고 반발하자, 김 의장은 “본인 신상을 이야기하라. 멍청한 이야기를 해”라며 언쟁을 벌였다.
이 의원의 신상발언이 끝난 뒤 김 의장은 “법원에서 각하된 문제면 본인이 사과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유를 대고 있냐”고 묻는 등 갈등을 이어갔다.
앞서 이영신 의원은 지난해 말 시청 본관동 철거 예산 통과에 반발해 도시건설위원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다수당이 된 국민의힘 주도로 올해 4월 재정경제위원회로 사보임 됐다.
이 의원은 사보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은 교섭단체 대표 간 협의 절차 누락 등을 이유로 효력정지 결정을 내렸다.
김 의장은 이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다시 추진하려 했으나, 민주당 박승찬 의원이 재정경제위원회로 이동하는 조건으로 협상에 나서 상임위 사보임 갈등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의결의 위법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시의회를 상대로 ‘지방의회 의결 취소 청구소송’를 제기했다.
최근 청주지법은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한 의결을 취소해 이 소송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 행정처분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과거 법률관계의 효력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원칙적으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원소의 청구를 각하했다.
행정소송까지 벌인 김병국 의장과 이영신 의원이 이번 임시회에서 또다시 언쟁을 벌이면서 이들을 둘러싼 갈등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주=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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