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근평의 계절'… 광주광역시 인사팀장 평정 서열 1위 두고 시끌

안경호 2023. 10. 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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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지방 공직 사회는 한바탕 술렁인다.

근무 성적 평정(근평)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성과 중심의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가 근무 성적 평정의 기조"라며 "실·국 단위별 1차 평정 서열을 바탕으로 향후 근무성적평정위원회의 심의 조정을 거쳐 최종 서열을 결정하는데, 근무 평정 결과에 이의가 있는 공무원은 근무성적평정소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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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지방 공직 사회는 한바탕 술렁인다. 근무 성적 평정(근평) 때문이다. 공무원이 자신의 근무 실적, 직무 수행 능력 및 태도, 청렴도 등을 제대로 평가받았는지 여부는 승진, 전보만큼이나 중요하고 민감하다. 그래서 언제나 근평을 둘러싸고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 어떤 직원이 평정 순위를 높게 받으면 "○○○이 뒷배라더라", "학연 때문이라더라"는 등 사실 여부와 상관없는 뒷말이 한동안 무성하다.

18일부터 각 실·국 단위로 개인별 평정 순위를 공개하고 있는 광주광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행정부시장 소관 준국장급 부서 내 5급 지방행정사무관들에 대한 평정 결과를 두고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020년 2월 5급으로 승진한 A인사운영팀장이 최고참인 2017년 승진자들까지 제치고 1순위로 이름을 올리면서다. 이에 직원들은 "과연 근평이 공평하고 투명하게 이뤄진 게 맞냐" "이래서야 어떻게 소신을 갖고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A인사운영팀장을 승진시키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런 기저엔 지난해 10월 강기정 광주시장이 실·국장들에게 "성과 중심으로 근평하라"고 강조했던 구두 지침이 기대난이 되고 말았다는 실망감과 불신이 깔려 있다. 강 시장은 당시 "성과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 것이 조직의 '정의'이다. 학연·지연 등을 철저히 배제하고, 성과 중심의 평가로 직원들이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일각에선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건 아니냐"고 강 시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인사 업무 전반을 다루는 핵심 보직인 A인사운영팀장이 '친(親)강 시장계'로 불리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A인사운영팀장은 지난해 6월 23일 민선 8기 출범 일주일을 앞두고 인재채용담당에서 같은 부서 내 인사담당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당시 지방 권력 교체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사정책관이 현직 광주시장 퇴임 직전 업무 분장 조정을 통해 인사담당을 바꾼 건 매우 이례였다. 이를 놓고 "슬기로운 공직 생활을 보는 것 같다"는 등 비아냥이 이어졌다. 특히 A인사담당이 강 시장 측근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갖 뒷소리도 많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성과 중심의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가 근무 성적 평정의 기조"라며 "실·국 단위별 1차 평정 서열을 바탕으로 향후 근무성적평정위원회의 심의 조정을 거쳐 최종 서열을 결정하는데, 근무 평정 결과에 이의가 있는 공무원은 근무성적평정소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원들 사이에선 여전히 혀를 차는 소리가 적지 않게 들린다. 광주시가 올해도 '근평의 계절'을 맞아 어김없이 시끄러워지고 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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