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들 33세 우투좌타 포수 실종사태…24세 항저우 골든보이의 시간, 그라운드 막 휘저어도 돼[MD인천PO]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김형준의 시즌 막판 컨디션이 좋아서…”
NC 다이노스 안방이 지각변동 조짐이다. FA 4년 46억원 계약으로 영입한 박세혁이 시즌 내내 타격부진에 시달렸고, 불의의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시기도 있었다. 시즌 막판 복귀했지만,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박세혁은 올 시즌 88경기서 242타수 51안타 타율 0.211 6홈런 32타점 35득점 OPS 0.654 득점권타율 0.205. 손목 부상으로 2개월 가까이 재활하다 4일 인천 SSG전서 복귀했으나 9경기서 20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에 그쳤다. 8일 창원 SSG전서 멀티홈런을 때렸으나 그게 전부였다.
사실 김형준이라고 해서 박세혁보다 성적이 월등히 좋은 건 아니다. 올 시즌 26경기서 타율 0.236 6홈런 13타점 10득점 OPS 0.835 득점권타율 0.294. 단, 박세혁에 비해 확실히 일발장타력이 있다. 하위타선의 생산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는 NC로선, 김형준의 한 방이 매력적인 건 사실이다.
여기에 항저우아시안게임 주전포수로 뛰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하면서, 모든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고 여유가 생겼다는 평가다. 선수 출신 타 구단 한 관계자는 “김형준이 실수도 하지만, 포구나 볼배합이 괜찮다”라고 했다. 해당 연차 치고 신선한 플레이를 한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강인권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결정1차전서 전격적으로 김형준을 썼다. 당시 강인권 감독은 선발투수 태너 털리와 호흡이 좋다는 이유를 댔다. 실제 이 부분은 사실이다. 태너는 KBO리그에 후반기에 가세했고, 이 기간 박세혁과 거의 호흡을 못 맞췄다. 반면 강 감독은 태너와 김형준의 호흡을 좋게 봤다.
김형준이 그날 타석에서도 홈런 두 방을 터트리면서, 완전히 상승세를 탔다. 자연스럽게 22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역시 김형준이 마스크를 썼다. 4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 득점 1개를 올렸으나 선발투수 신민혁과의 호흡은 역시 좋았다.
2차전 선발투수는 송명기다. 현 시점에서 강인권 감독이 주전포수를 김형준에서 박세혁으로 교체할 가능성은 낮다. 김형준이 좋은 흐름을 탔는데 굳이 변화를 줄 이유가 없다. 박대온이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어왔지만, 어디까지나 보험용이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선수가 만들어지고, 경험을 쌓는 것이다. 김형준에겐 이번 포스트시즌이 아시안게임만큼 소중한 무대다. 큰 경기서 경험을 한다는 게 말이 안 맞지만,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떠나고 어차피 이 팀은 장기적 차원에서 새로운 안방 동력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선 나쁘지 않은 흐름, 구도다.
결국 박세혁이 필요한 순간이 올 것이다. 큰 경기서 초짜 포수가 매 경기 마스크를 쓰는 건 쉽지 않다. 박세혁이 올해 부진해도 경험을 어느 정도 갖춘 포수다. 어쩌면 그래서 김형준이 부담을 덜고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다. 사기가 꺾이거나 부진하면 언제든 박세혁이 나가면 된다. 박세혁도 준비를 잘 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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