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이정섭 차장 재벌 측 접대 받아” 추가 의혹 제기···이 차장 “사실 아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정섭 수원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재벌 수사를 다수 해온 이 차장이 재벌 쪽으로부터 접대를 받고, 코로나 확산으로 모임이 금지된 시기에 가족과 함께 리조트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 차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 국정감사에서 “2020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때 이정섭 차장과 그 가족 친지, 지인들이 강원도 고급리조트에 초대를 받아 접대받는 모습”이라며 이 차장과 일행들이 한 스키장 식당에서 와인을 마시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사진의) 제일 오른쪽에 있는 분이 주최한 사람인데 우리나라 재계 서열 10위 안에 가뿐히 들어가는 재벌 기업의 부회장”이라며 “회장이 사고를 쳤을 때 몸을 던져서 해결하는 분이고 이 그룹에서 일종의 해결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그룹을 이 차장이 2015년부터 거의 매년 수사를 할 정도로 굉장히 오랫동안 수사했는데 저렇게 대접을 받는 게 적절한 관계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려 5인 이상 식당 예약이 안되는 때인데 이 차장 가족이 스키장을 완전히 독채로 전세를 내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긴 것”이라며 “이 차장을 조속히 업무배제하는 게 맞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등 국정감사에서는 이 차장이 딸을 명문학교에 보내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고, 처가 쪽 요청으로 골프장에서 일하는 직원 등의 범죄기록을 조회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선후배 검사들을 위해 처남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예약해주고 카트와 캐디를 배정하는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8일 이 차장을 청탁금지법·형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고, 대검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했다.
이 차장은 수원지검에서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맡고 있다. 수원지검은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 후원금 쪼개기 의혹,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세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을 우려해 민주당이 역공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저는 검찰총장 임기 동안 감찰총장이라는 말을 듣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의혹이 사실인지 정확히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검사는 자기 손이 깨끗해야 다른 사람에 대한 단죄가 가능하다”며 “고발장을 중앙지검의 감찰 담당인 형사1부에 배당했고, 대검에서도 고위직 검사를 감찰하는 부서에 배당했다. 수사와 감찰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검사도 사람이고 검찰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실수나 문제가 분명 있을 수 있고 그부분은 바로잡고 개선해야 된다”면서도 “이 차장은 사실 고위 검사도 아니고 얼마 전까지 부장검사였던 사람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차장은 이날 통화에서 김 의원이 제기한 재벌 접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차장은 “(리조트에) 각각 갔다가 우연히 식사자리에서 인사해 사진을 찍은 것이고, 비용도 당연히 우리가 부담했다”며 “(해당 기업의) 수사에 관여한 게 없다”고 했다. 코로나 모임 금지를 어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스키를 탄 적이 없고 아이들이 눈에서 노는 장면일 뿐 문제될 것이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 차장은 앞서 위장전입 의혹은 일부 사실이고 골프장 이용 특혜 등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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