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항 공사비 빼돌린 삼성물산 관계자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지반 공사 발주청이 요청…기망·공모 부인"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2013년 가거도 방파제 공사비를 부풀려 300억원대 국가 예산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삼성물산 전현직 임직원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당우증)는 23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삼성물산 전현직 임직원 4명과 설계감리회사 임직원 4명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변호인은 "검사가 주장하는 공모 관계와 기망 행위를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가거도항 방파제 신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만회할 목적으로 연약지반 개량공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공사비를 부풀린 설계서를 제출해 발주청이 삼성물산과 347억원 상당의 관급공사 계약을 체결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변호인은 "지반공사 필요성을 삼성물산이 먼저 언급했다는 검사의 주장과 달리 해당 공사는 발주청의 요청에 의해 시작됐다"며 "연약지반이 발견돼 개량공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가거도항 긴급 복구 공사와 지반공사를 별개라고 주장하지만 두 공사는 연결돼 있다"며 "긴급 복구 공사가 변경되면 연약지반개량공사도 필연적으로 변경된다"고 말했다.

작업일수를 허위로 꾸몄다는 지적에는 "선상 작업이어서 배가 뜰 수 있는 실제 작업가능일수는 다르다"며 "공법을 고려해 작업 효율에 맞게 적절하게 계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설계감리회사 측 변호인도 "공사비가 항만전문설계업체 및 해양수산부의 기술심의, 조달청 등 관계자들의 검토를 거쳐 확정됐다"며 "설계 용역비는 삼성물산과 공모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들은 설계비 외에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얻지 않았기 때문에 범행 동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서 6월26일 공판준비기일에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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