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면허로 뉴저지서 운전”…주지사에 문자폭탄 보낸 ‘이 사람’ 덕

면허인정협약 주역 김의환 뉴욕총영사
최대 반년 걸리던 면허증 발급고민 해결
필 머피 주지사에 문자 보내며 반년 설득
다음 목표는 韓전문직 취업비자 E4 도입
“한미동맹 70주년 절호의 기회…힘모을것”

“문자폭탄이 결국 통했습니다.”

지난 18일 한국 경찰청과 미국 뉴저지주 간 양국 운전면허 상호인정 양해각서가 체결되자 김의환 뉴욕 총영사는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 수십년간 전임 뉴욕 총영사들이 추진했지만 이제야 결실을 본 배경이다.

김의환 뉴욕 총영사가 18일(현지시간) 뉴욕 총영사관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윤원섭 특파원>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뉴저지주에 체류하는 한국 운전면허 소지자는 별도 ‘시험 없이’ 뉴저지주 운전면허증을 교환 받을 수 있게 된다.

김 총영사는 “지난해 말 부임 직후 관할 지역인 뉴저지주 운전면허 발급이 한국인들에게 너무 까다로워 심한 경우 발급에 6개월 이상 걸리는 등 애로사항이 있음을 확인하고 추진한게 이제 빛을 보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총영사의 전략은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 공략이었다. 그는 “올 3월 머피 주지사를 처음 예방하는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운전면허 교환을 연말까지 성사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때 머피 주지사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획득해 틈만 나면 안부 인사와 함께 운전면허 이슈를 제기했다.

김 총영사는 “문자를 많이 보낼 땐 한달에 10번 이상씩 보냈다”면서 “뉴저지주에서 K팝 공연을 하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서 또 운전면허 건을 상기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문자 뿐만 아니라 매달 직접 만났다. 3월 예방 이후 4월에 총영사 뉴욕 관저로 머피 주지사 부부를 초대했고, 5월엔 총영사관 주최 한미동맹 세미나에 머피 주지사를 초대했다. 그러자 6월엔 머피 주지사가 김 총영사와 영사들을 본인의 관저로 초대했다. 여름을 지나 9월엔 총영사가 주지사를 방문하려했지만 주지사의 바쁜 일정으로 줌 미팅으로 갈음했다.

필 머피 미국 뉴저지 주지사(가운데)와 조지호 경찰청 차장(왼쪽)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뉴저지와 한국 간 운전면허 상호인정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오른쪽은 엘런 박 뉴저지주 하원 의원. [사진 출처=뉴지저주]

김 총영사는 운전면허증 다음 과제로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E4) 도입을 들었다.

대게 한인 유학생들이 미국 현지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선 H1B(전문직)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는데 이게 추첨제고, 연간 한국인에게 약 2000건만 발급된다. 전체 한인 유학생 수의 5%에 불과하다. E4비자는 연간 발급 수만 1만5000개로 갱신이 가능해 H1B 문제를 상당히 해소할 수있는 대안이다. E4 창설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지난 2013년 이후 발의가 몇 차례 되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김 총영사는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E4 비자 도입할 절호의 기회”라며 “기업, 시민사회, 오피니언 리더 등이 적극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총영사는 “뉴욕한국문화원이 오는 12월 맨해튼 코리아타운 주변 지상 7층, 지하 2층의 단독건물에서 개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엔 196석 규모의 공연장도 있어 왠만한 공연과 전시 등 중요 문화 이벤트가 문화원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뉴욕문화원은 뉴욕 총영사관이 있는 건물의 한 개층을 사용하고 있다.

김 총영사는 총영사관의 역할을 네트워킹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뉴욕 지역에서 한인들의 금융, 의학 등 분야별로 모임을 월 1회 정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건국 과정에서 미국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성장했듯이, 총영사관이 실질적인 한미 간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