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금 175억원 해외로 빼돌린 환치기 조직 무더기 검거
보이스피싱 수익금을 해외로 빼돌린 국제 환치기 조직의 국내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과 결탁한 국제 환치기 조직의 국내 총책 등 21명을 사기·외환 거래법 위반 혐의로 지난 8월부터 순차적으로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 중 국내 보이스피싱 수거총책과 대만에서 활동하는 환전 총책 2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금 71억원을 압수했다. 피의자 중에는 중국 동포 3명과 대만 국적 3명이 포함됐다. 환전 총책은 대만 마피아 조직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피의자들은 지난 7~9월 가상자산(테더코인)을 이용한 환치기 수법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175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대만 마피아 환치기 조직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금으로 상품권을 구매한 후 되팔아 자금 출처를 세탁했다. 이후 대만의 환치기 조직이 이용하는 국내 환전소에서 가상자산을 사들이고, 해외 가상거래소에 파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 경찰은 이렇게 챙긴 수익금이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일반 사무실로 꾸며진 무등록환전소를 활용했다.
경찰은 지난 7월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상품권으로 환치기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고액 상품권을 교환한 허위등록사업자 신고를 받아 피의자를 특정했다. 지난 9월13일 무등록환전소를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국제 공조로 대만의 마피아 총책과 이들 조직이 운영하는 불법환전소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구속수사를 하겠다며 협박하거나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등의 방식으로 접근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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